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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KBS 1FM '가정음악'진행 김세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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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오전9시. 모닝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음악을 듣는다면 어떤 곡이 좋을까. 클래식을 좋아하는 청취자라면 KBS1 - FM에 채널을 맞춰보자. 차분하면서도 힘이 있고, 지적이지만 거부감을 주지 않는 중견방송인 김세원 (52) 씨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세원의 가정음악' (연출 임주빈.매일 오전9~11시) 은 4개월밖에 안된 프로그램이지만 그녀와 KBS1 - FM 클래식과의 인연은 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버지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음악작곡가 김순남)가 클래식 음악을 하신 영향도 있고 해서 클래식을 정말 좋아했어요. 클래식은 영혼을 맑게 하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프로그램을 많이 들었으면 하는 마음보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 오랫동안 팝음악.영화음악 프로그램 진행자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클래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요즘 더 만족을 느낀다.

방송국 도착 시간은 오전7시 전후. 그에게는 결코 빠른 시간이 아니다.

오프닝 멘트를 써야하기 때문이다.

'오프닝에서 청취자들을 잡아야 한다' 고 생각해 이제까지 해 온 방송마다 오프닝 멘트를 직접 쓴다.

지금쯤 소재가 빈곤해졌을 법한데도 "삼라만상이 다 나의 스승" 이라며 웃는다.

어느덧 두 자녀를 모두 출가시켜 손주 볼 나이가 됐지만 우아한 목소리는 여전하다.

김씨는 자신의 목소리가 어머니의 목소리와 똑같다며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한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것이 최고' 라는 방송 철학과 본토 발음을 익히기 위해 여러나라를 여행할 정도의 열정이 오늘의 그를 만든 것이 아닐까. "한때는 밥도 제때 못먹어 위장병이 생길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지금은 여유로운 것이 좋다" 는 그는 한 프로그램에만 전념하고 있다.

김세원씨가 추천하는 클래식 학습법은 그저 많이 듣고 공연을 많이 보는 것. 여러가지 코너와 함께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는 '김세원의…' 도 클래식 입문자에게는 좋은 선생님이다.

열심히 엽서를 보내면 근사한 음악회 초대권을 받는 행운도 누리게 된다고 귀띔한다.

"비오는 날에는 밝은 음악을 들으면 힘이 나죠. 모차르트나 슈베르트가 어떨까요. 참, 쇼팽의 피아노곡도 비와 잘 어울려요. " 김세원씨의 목소리와 함께라면 지루한 장마철도 기분좋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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