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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금융상품 - ELS(주가연계증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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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호 26면

주가연계증권(Equity Linked Securities·ELS)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투자자들의 ‘연인’이었다. 언제나 약정된 고수익을 안겨 줬다. 오죽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고금리 회사채로 인식하기까지 했을까.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를 넘어서면서 사정은 180도 달라졌다. 증시가 급락하면서 ELS는 원금을 까먹기 시작했다. 펀드야 기다리면 언젠가 원금이 회복되겠지만 만기가 있는 ELS는 그럴 수 없었다. 투자자들에게 눈물을 안겼다. “다시 ELS에 투자하면 성을 간다” “ELS는 증권사 사기다”는 글이 투자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 쏟아졌다. 지난해 6월 1조원에 육박하던 발행액은 5개월 만에 500억원 선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익률 눈높이 낮춘 원금보장형 봇물

그렇다면 ELS는 “다시는 쳐다봐선 안 될” 상품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금이 투자 기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달 발행 규모도 2000억원 선을 회복했다.

주가에 따라 수익 결정
ELS는 문자 그대로 주가(혹은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자금의 60~90%를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주가지수 등 파생상품 등에 투자한다. 채권 투자로 일정 수준의 원금을 보장하고, 파생상품 등 투자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대개 연 10~20%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수익을 결정하는 개별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이라고 부른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약속했던 수익을 돌려준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원금을 까먹을 수 있다. 예금자 보호법에 의해 보호되지 않으며, ELS 투자 자금을 최종적으로 돌려줄 의무는 발행 증권사가 진다. 따라서 증권사가 파산하면 기초자산의 가격이 얼마냐에 상관없이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골라 먹는 재미
ELS는 분류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뉜다. 먼저, 원금 보장 유무다. 원금 보장형·부분 보장형·비보장형으로 구분된다. 원금 보장형은 원금을 100% 보장한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만큼 기대 수익률은 낮다. 비보장형은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대신 더 많은 수익을 돌려준다. 부분 보장형은 안정성과 수익성이 중간 정도다. 시장 위험이 부각된 때문에 지난해 초 전체 ELS 중 비중이 10%에 불과하던 원금 보장형 상품은 최근 약 50%까지 늘었다. 4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초고위험과 고위험 성향의 투자자만이 비보장형 ELS에 가입할 수 있다.

둘째는 만기 조건에 따라서다. 만기 상환형은 만기가 돼야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만기는 보통 1년으로 짧은 편이다. 조기 상환형은 일정 주기(보통 3·4·6개월)마다 기초자산의 가격을 평가해 조건을 충족시키면 상환한다. 만기가 2~3년이다. 최근에는 불안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6개월짜리 만기 상환형, 1년짜리 조기 상환형 상품도 나온다.

셋째, 수익 구조다. 크게 ‘스텝다운(Step-Down)형’과 ‘녹아웃(Knock-Out)형’으로 나뉜다. 스텝다운형은 일정 주기의 평가 때마다 기준이 되는 가격이 내려간다. 기초자산 가격이 해당 기준을 만족시키면 정해진 수익률을 지급한다. 또 원금 손실구간까지 내려가지 않으면 원금이 보장된다. 원금 손실구간까지 떨어졌다가 조기 상환되지 않거나 만기까지 원래의 주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

녹아웃형은 기초자산 가격이 올라 미리 약정한 상승 한계가격까지 도달하면 수익률이 확정되는 방식이다. 수익은 만기 때 지급된다. 만기까지 상승 한계가격까지 오르지 않았다면 만기 때 지수 상승률의 90∼120%가량을 수익으로 지급한다. 대부분 원금 보장형이다.

그리고, 기초자산이다.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폭은 수익률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가격 변동폭이 크면 기대 수익률이 높다. 그만큼 투자자가 위험을 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유형에 따라 지수형과 종목형이 있다. 지수형은 주로 코스피200지수를 쓴다. 종목형은 개별 종목의 주가를 사용한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대개 기초자산은 2개로 구성된다.

묻지마 가입 안 돼
동양종금증권 장지현 연구원은 “현재와 같이 주가가 상당 폭 하락하고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될 때가 ELS의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조기 상환형의 경우 현재 주가가 고점보다 40% 낮아진 상황에서 40~50% 이상 추가 하락하지 않으면 고수익이 가능하다. 그러나 주가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한다면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기초자산·수익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ELS 가운데선 원금이 보장 안 되고, 조기 상환이 가능하며, 스텝다운형 구조를 갖춘 상품이 가장 많다.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폭이 심할 때는 되도록 만기가 길고 원금 손실구간이 최초 기준 가격의 50% 수준인 상품을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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