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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주택 대형.고급화로 이미지 변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미혼 회사원인 孫우영(30)씨는 올초 세들어 살고 있던 서울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전세 만료기간이 다가오자 부쩍 다급해졌다.

강남으로 옮긴 회사 출.퇴근을 고려해 사무실 주변에 집을 얻으려고 했지만 마땅한 전세매물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살고 있는 집도 다음 계약때 1천만원을 올린다는 통보를 받은데다 강남일대는 전세값이 더 비싸 매우 난감한 입장이었다.

그러던중 역삼동에 있는 한 원룸주택이 눈에 띄었다.

비즈니스용으로 꾸며진 이 주택은 가구당 1대씩 주차시설을 갖췄고 공동세탁실.헬스시설.미팅라운지등에다 각종 비즈니스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어 孫씨 같은 직장인에게는 제격이었다.

볼 것 없이 20평형짜리를 평당 3백50만원에 세들기로 했다.

요즘 서울강남등 대도시에서 나오는 원룸주택은 이처럼 고급화를 통해 주거편의성을 높인게 특징이다.

다가구주택의 경우 지난 1월중순부터 주차장을 가구당 0.6대이상 확보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대형화.고급화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기도 하지만 주거형태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진데도 원인이 있다.

따라서 원룸은 단순히 소형주택의 전세수요를 대신하는 일시적인 주거형태가 아니라 이제 아파트를 능가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변화의 틀은 다가구주택의 취약점인 주차장을 가구당 1대씩 확보해주고 면적도 15평형 이상으로 대형화하는 것이 중심.내부시설도 에어컨.냉장고를 비롯한 각종 가전제품을 비치하고 고급마감재를 쓰고 있다.

역삼동에 최근 완공된 원룸 임대주택 하이레지던스의 경우 카드키를 이용한 출입시스템으로 원룸의 취약점인 보안을 강화했고 입주자들이 공동으로 쓸 수 있는 로비라운지.세탁장.헬스장등을 설치했다.

가구별로 에어컨.냉장고.할로겐레인지등을 제공,고급화와 주거편의성을 지향했으며 용역회사와 연계해 비서 서비스및 텔레마케팅.인터넷등의 각종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평형 전세값이 7천만원,35평형은 1억1천5백만원선으로 강남일대 같은 평형의 아파트와 비슷한 편이다.

임대가 순식간에 나간 것은 당연한 일. 건축주는 임대료만으로도 건축비(평당 2백85만원)를 충당해 개발이익을 충분히 얻을 수 있었다.

고급화의 관건은 주차장 확보 여부다.따라서 요즘 지어지는 원룸은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필로티 방식(1층을 주차공간으로 만들고 2층이상을 주거용으로 설계하는 형태)을 채택하는게 기본이다.

따라서 당연히 임대료도 비싸졌는데 서초.역삼동등지에 완공된 원룸주택은 평당 4백만원이 넘는다.

이제까지 붐을 이뤘던 10평 안팎의 소형 원룸주택보다 임대료가 평당 1백만원정도 더 비싸지만 임차수요가 많아 사업전망이 밝다.

실제로 서울송파동 70평에 지어진 고급원룸주택은 18~19평형 8가구로,총투자비가 3억8천만원이 들었으나 전세금은 모두 5억원이어서 투자비를 제외하고도 1억2천만원의 여유돈이 생겼다.

소규모 원룸주택이 대학생이나 독신 직장인등에 한정된 반면 고급화.대형화된 원룸의 경우 시장이 넓다는 것을 입증한 것. 다만 고급화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땅이 최소한 70평이상은 돼야 한다는게 단점이다. 최영진.황성근기자

<사진설명>

주차장과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서울 역삼동'하이레지던스'원룸주택.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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