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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세상보기>7월에서 12월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이상한 공평 6월30일의 대화가 이렇게 전개됐다.

“물러날 거야?”“안물러날 거야.”“정말 안물러날 거야?”“정말은 물러날 거야.”“언제?”“7월1일에.” 7월2일에는 다음과 같은 대화가 계속됐다.

“자 물러났어,어쩔 거야.본격적으로 해볼 테면 해보자고.”“그렇다고 정말 물러나면 어떻게 해.우리가 합창(合唱)할 레퍼토리가 없어졌잖아.하여튼 우리도 집단행동은 안하고 각개약진할 게.”“낮에는 안해도 밤에는 하잖아.14명이 따로 모였다며.서툴게 나오면 재미없어.다시 한번 YS에게 대들 거야.”“어쨌건 당신은 대표 프리미엄을 던졌고 우리는 철통단결을 깨뜨렸어.이제 공평하지?” 2.상대가 말하는 단점“4수생은 진절머리가 나.최근에는 쇠잔한 기(氣)를 여성의 기로 보충하려 했다며?”“과거의 때가 잔뜩 묻었어.보수세력을 결집하려는 노력은 공연한 헛수고야.내각제 타령도 너무 오래가.”“당신은 정치 초년병에 뺀질이야.이제는 대표도 아냐.깨끗하고 강직하다는 이미지를 벗겨 놓을 테야.”“어이 떠오르는 젊은이,그대는 우리를 고려장 지내려고 하지.잘 안될 걸.”“어이 독불장군,그 좋다던 인기가 왜 요즘 사그러들지.역시 거품인기인가.” (이상은 최근 선관위가 각별한 주의를 표명한 상대방 깎아내리기 사례에 근거한 대화임.) 3.7룡들의 자화자찬 1번 김덕룡 문민정부의 계승자.2번 박찬종 대중과 함께 가는 나.3번 이한동 17년간의 적자(嫡子).4번 최병렬 위기극복의 전문가.5번 이회창 정치개혁의 최적임자.6번 이수성 21세기로 넘어가는 기관차.7번 이인제 세계적 추세의 젊은 지도자. 4.싸우면서 크는 어른들“한국에서 A씨가 대통령이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해가 동쪽에서 떠 서쪽으로 질 겁니다.”“B씨가 되면요.”“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를 겁니다.”“C씨가 되면요.”“메주를 콩으로 쑤게 될 겁니다.”“지금 그들이 머리가 터지게 싸우는 것은 해를 서쪽에서 뜨게 하려고,물을 높은 곳으로 흐르게 하려고,메주를 팥으로 쑤려고 그러는 것 아닙니까.”“웬걸요.그들에게 그런 재주가 있나요.단지 싸우면서 크는 것이 그들의 생리이기 때문이지요.” 5.이인제(李仁濟)가 뜨는 이유 그가 문제의'깜작 놀랄 만한 젊은이'이기 때문이라는 설이 제일 유력하다.그러나 인기하락중인 YS의 낙점을 받으면 오히려 감점이 된다는 설도 있어 이 설의 진위(眞僞)는 알 수 없다.

그가 TV토론에서 침착하고 유능하다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그러나 보기에 따라서는 난문(難問)에 그만큼 잘 응대한 다른 예비주자도 있었기 때문에 꼭 그 이유만은 아닐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진부하고 식상한 기성(旣成)의 주자들이 이인제에 대한 신선감과 기대감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 있다.낡은 정치를 거부하겠다는 심정이 그에 대한 지지로 변하고 있다는 설.반사이익설로 명명된 이 설은 매우 그럴 듯하나 좀더 두고볼 일. 6.12월의 전통(시나리오) DJP연합이 깨지고 양김은'나홀로'의 길을 간다.7룡은 양파로 갈리고 각자 후보를 내세운다.87년의 1노3김,92년의 양김 1정1박에 이어 97년에도 4명 출마의 전통이 이어진다. 김성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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