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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책과 함께 더위사냥 - 문화 알고 떠나면 기쁨 '두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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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3면

“아는 만큼 본다.” 평소 관심과 지식에 따라 똑같은 사물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온다는 말이다. 휴가때 특히 그렇다.

좀더 뚜렷한 안목을 지니고 떠나는 여행길은 한결 유쾌하기 마련. 바다든 산이든 가서 주변에 널린 문화유산을 제대로 읽을 수만 있다면 휴가의 즐거움은 배가(倍加)된다.

이런 면에서 다음주말 나올 미술평론가 유홍준 교수(영남대.미술사)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3'(창작과비평사刊)이 기대를 모은다. 1백50여만부가 팔리며 이땅에 답사여행의 길을 연 1,2권에 이어 3년만에 3권을 선보이는 것. 이번 책에는 모두 4개의 문화권이 등장한다. 그 첫째가 부여.공주.익산.서울에 남아 있는 백제의 발자취. 이어 ▶경주 불국사가 보여주는 통일신라의 조각미 ▶경북 안동지역에 서린 조선시대 양반문화 ▶섬진강.지리산변의 옛절들이 소개된다.유교수는“첫째권과 둘째권이 문화유산에 대한 사랑과 해석의 문제를 다뤘다면 이번엔 문화유산의 미학(美學)과 삶의 체취를 생각했다”고 말한다.

이번 주 나온 민속연구가 주강현씨의 '우리문화 기행1'(해냄)도 여로(旅路)의 훌륭한 동반자가 된다. 봄.여름등 계절별로 우리 땅을 훑고 있다.가을.겨울을 다룬 제2권도 속간(續刊)될 예정.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국문화의 뿌리와 현주소를 헤아린다.

예컨대 여름편에 소개한 경남 창녕 우포늪에 우글거리는 황소개구리와 밀려드는 도회의 낚시꾼들을 통해 국토의 훼손과 생태계의 혼란을 읽어내고,수원의 화성에선 조선시대 당파 갈등을 조정하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려 했던 정조를 통해 우리의 문화적 자존심도 들춰낸다.충남 대천 바닷가,전남 섬진강가,전북 진안군 죽도,경남 통영 한려수도 등에 대한 성찰도 계속된다.

이와 별도로 답사 시리즈로는 돌베개에서 나온 '답사여행의 길잡이'가 유용하다.현재 동해.경주.전북등 9권이 출간됐다.숙박.교통편등 실용정보도 충실하다. 대원사의'빛깔 있는 책'도 휴가철 꾸러미에 한권씩 준비할만한 시리즈.하회마을.안압지.창덕궁.통도사.강화도.지리산등 개별 정보가 상세하다.

해외여행객들에겐 '세계문화예술기행'(학고재)시리즈가 권할만 하다.신변잡기적 여행담이나 흥미 위주의 안내서가 아니라 국내 주요 문학가들이 진지한 사유가 담겨 있다.

현재까지 나온 책은 소설가 김영현의 실크로드 탐방기'서역의 달은 서쪽으로 간다',시인 서혜순의 스페인 기행기'들끓는 사랑',소설가 최수철의 이집트 여행기'사막에 묻힌 태양',소설가 박완서의 티베트.네팔 방문기'모독'등. 최근에는 문학평론가 김명인이 독일을 돌며 자신의 정체성을 탐색한'잠들지 못하는 희망'을 냈다. 인기 소설가 이문열도'이집트 문명탐험1'(나남출판)을 내며 문화답사 대열에 동참했다.

최근 50권을 기록한 시공사의 '디스커버리 총서'는 여행길에 오르기 전에 한번쯤 목록을 검토하면 좋을 책들. 동서양 문화.예술.과학의 정수(精髓)가 화려한 원색사진과 함께 백과사전식으로 정리됐다. 현재까지 이집트.실크로드.그리스.마야문명.폼페이.아즈텍 제국.아마존 유역.고대 로마등이 소개됐다.

그밖의 다른 책들은 관련표를 참고하자. 건축.회화등 미술관련서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 특징.복잡한 현실을 벗어나려는듯 인도 관련 책도 10여종 나와 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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