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자율화이후 아파트 모습도 개성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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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파트 문화가 바뀌고 있다.

겉모양이나 내부구조.실내장식등에 변화의 바람이 일면서 지금까지 성냥곽같은 겉모양에 똑같은 실내공간으로 지어지던 아파트의 모습에 개성이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의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이후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이다.

그런만큼 아파트 값은 비싸져 이미 지어진 아파트 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우려된다.

게다가 주택건설업체들은 주거환경이 좋은 도심지역에는 중.상류층을 겨냥한'빌라형 고급아파트'를 변두리에는 서민용 중심의 중.소형 아파트를,지을 계획이어서 계층간 주거지역이 뚜렷이 구분되는 양극화 현상의 부작용도 걱정된다.

대구 건설업계의 쌍두마차격인 청구.우방은 고급화로 발빠르게 분양가 자율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청구는 5월30일 대구 봉무지구에 분양한 3백47가구 청구새들마을로 개성시대를 열었다.

선보인 새로운 기법은 세가지.먼저 아파트 출입현관문을 솟을 대문처럼 3층 높이로 크게 만들고 화려한 문양을 넣었다.

또 아파트 계단의 벽면도 벽돌을 쌓지 않고 탁트인 전망창을 끼웠다.분양가는 43평형이 평당 3백21만원,49평형은 3백36만원선.우방은 앞으로 짓는 아파트단지에 분수대나 작은 야외음악당을 만드는등 테마공원식 조경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또 분양이 잘 안되는 1층에는 주거공간 대신 널찍한 호텔로비같은 공동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부산의 경우 분양가 자율화이후 아파트 건축계획을 바꿔 내부자재를 고급으로 바꾸고 새로운 선택사양을 추가,가격을 높여 분양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가격자율화이후 부산에서 처음으로 분양중인 동원보라아파트(부산시남구남천동.4백22가구)는 원가연동제때 산정한 분양가보다 평당 15만~20만원 올린 케이스. 분양가가 가장 낮은 25평형(40가구)1층.최상층은 평당 3백80만원,66평형 7~12층(분양가 3억4백70만원)은 평당 4백59만원. 지난해 가을 분양된 부곡동 대우아파트의 최고 분양가(평당 4백20만원)보다 39만원이나 높은 것이다.

동원보라아파트는 25평형과 31평형도 마루에 모노륨대신 온돌마루를 깔고 문틀을 모두 참나무 원목으로 바꾸기로 했다.

그리고 모든 평형의 안방에 전자식 비밀벽금고와 원격조정되는 조명등을 설치하고 42평형이상의 큰 평형엔 무선전화기가 달린 라디오(부엌)와 홈오토메이션(거실)을 설치한다.

연제구거제동 옛 육군정비창 터에 건립예정인 쌍용아파트(1천1백52가구)도'부산 최고급 아파트'를 목표로 분양준비중이며 최고 가격은 평당 5백만원선까지 이를 전망. 부산.대구=강진권.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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