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가 정치에서 한 일을 풋볼에서 마이크 톰린이 했다.”
톰린은 ‘흑인들은 머리가 나빠 풋볼 감독은 못한다’는 편견도 깼다. ‘걸어다니는 풋볼 백과사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에게 머리가 나쁘다는 말을 할 사람은 없다. 톰린은 흑인으론 두 번째로 수퍼보울을 차지한 사령탑이 됐다. 농구 후보 선수였던 오바마처럼 톰린은 선수로서 별로 뛰어나지 않았다. 윌리엄&매리 대학에서 와이드 리시버로 뛰었으나 재능이 부족한 것을 깨닫고 NFL 대신 로스쿨에 갔다. 무명 대학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2001년 탬파베이 버커니어스 코치로 NFL에 들어왔다.
당시 탬파베이의 감독은 토니 던지였다. 첫 흑인 수퍼보울 우승 감독으로, 제리 로이스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나의 롤 모델”이라고 밝힌 사람이다. 던지 밑에서 그는 선수를 움직이게 하는 리더십을 배웠다고 한다. 피츠버그 선수들은 “톰린은 우리가 남자이고 프로선수인 것을 느끼게 해 준다”고 말했다.
운도 좋았다. 피츠버그 구단주 댄 루니는 감독을 뽑을 때 반드시 소수 인종도 후보로 올려야 한다는 ‘루니 룰’을 만든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루니는 2007년 팀의 공격 코치를 맡고 있던 켄 위젠헌트(현 애리조나 감독)를 내치고 톰린을 뽑았다. 그리고 톰린은 이번 수퍼보울에서 위젠헌트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겼다.
수퍼보울을 앞두고 톰린은 “흑인 대통령에게 우승 축하 전화를 받고 싶다”고 말했고 꿈을 이뤘다. 톰린은 “오바마는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됐다. 젊은이들이 부정적인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