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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작가 아르망 조각展 - 16일까지 서울 예화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천안시에서는 고속버스 터미널을 찾아가는 지표(地標)로 흔히 그앞에 세워진 높이 20의 거대한 조각물이 거론된다. 기차 차축을 차곡차곡 포개 쌓아 여행길의 떠남과 출발을 상징해 터미널 건물의 표식으로는 아주 제격이다.

작가는 프랑스 출신의 조각가 아르망 P.아르망(Armand P. Arman.69).국내에서는 보통 아르망으로 통용되는 작가다.

그가 오랫만에 신작을 한국에 선보이고 있다.서울 예화랑(542-5543)에서 16일까지 열리는'아르망 조각전'에 경첩을 사용한“상호작용”연작이 소개중이다.

미로의 비너스나 대장장이신(神)헤르메스처럼 잘알려진 그리스.로마의 신상들을 청동으로 떠서 그것을 슬라이스 치즈같이 얇게 저몄다.그리고나서 경첩을 이용해 서로 이었다. 잡아당기면 죽 펼쳐질 것같은 유모어가 담긴 작품들이다. 고전미술의 꼭지점에 앉아있는 그리스.로마의 조각을 마치 합체로봇처럼 우스꽝스럽게 만든데서는 권위에 도전하는 야유도 느낄수 있다.

빈정거리든 야유를 하든 유모어는 그의 작품에서 뺄수없는 요소다.대량생산된 물건들을 포개 쌓거나 잘라서 현대문명을 비판해온게 아르망 작업의 주를 이루지만 그속에 번뜩이는 위트와 기발한 아이디어는 비판의 날카로움을 감싸주는 따듯한 시선이 힘을 담겨있다. 윤철규 미술전문기자

<사진설명>

'무제(작은 미로의 비너스)'높이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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