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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문학.음악캠프 시원한 손짓 - 음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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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명연주자의 길은 길고도 험난하다.음악인들은 여름철이라고 쉴 수가 없다.이 더위에 뭐 좋은 방법은 없을까.도심의 소음과 후덥지근한 연습실을 벗어나 산과 바다로 득음(得音)을 향한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한 방법.바람소리.풀벌레 소리를 벗삼아 펼치는'소리 담금질'로 어느덧 이마엔 구슬땀이 솟는다.수확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처럼 눈을 감으면 올가을 콘서트홀에서 울려퍼질 우렁찬 음악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올해에도 전국 각지에서는 시원한 음악캠프가 즐비하게 펼쳐진다.음악도는 물론 음악애호가들을 위한 행사다.소득수준의 향상과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로 많은 음악도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음악공부보다 여행에 치우친 상품들이 범람하는 실정.국내 음악캠프도 서울 도심의 호텔에서 외국인 교수들을 초청해 실시하는'편법 과외'가 없는 게 아니지만 잘만 선택하면 경비도 절감하고 내실도 기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음악캠프에는 개인 레슨과 공개 레슨을 겸한 마스터클래스,그리고 레크레이션과 피서를 즐기면서 하는 페스티벌 성격의 캠프가 있다.가장 대표적인 국내 음악캠프로 손꼽히는 용평 음악캠프페스티벌은 캠프와 페스티벌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올해 9회째를 맞는 용평 음악캠프페스티벌이 지금까지 배출해낸 음악도들은 모두 1천5백여명.해마다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초청,국제규모의 음악캠프로 발돋움하고 있다.참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년 쌍용그룹이 메세나활동의 일환으로 89년부터 행사비의 상당부분을 지원하고 있어 국내 음악도들이 매년 치열한 참가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용평리조트에서 열리며 바이올린.성악.피아노.플루트 등 4개 부문에 80명의 음악도가 참가한다.교수진은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피아니스트 에리카 킬처(데트몰트 음대교수),소프라노 신시아 호프만(맨해튼 음대교수),플루티스트 레이몽 기요(로마음악원 교수)등.각 부문별 우수 학생을 1명씩 선발,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쌍용그룹은 용평리조트가 98월드컵 스키대회와 99겨울 아시안게임의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용평 음악캠프페스티벌을 국제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용음악당 건립을 추진중이다.

용평 음악캠프페스티벌은 음악인들만의 잔치는 아니다.용평리조트를 찾는 휴양객들을 위해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용평리조트 드래곤밸리 호텔 그랜드볼룸과 야외무대에서 교수음악회와 실내악,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진다.소프라노 박정원,메조소프라노 장현주,테너 신동호,베이스 오현명이 출연,귀에 익은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준다.

특히 야외에서 펼쳐지는 금관5중주의 향연은 휴양지에서 만끽할 수 있는 음악의 즐거움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설명>

시원한 자연속에서 득음 (得音)을 꿈꾸는 각종 움악캠프가 여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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