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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시대 … 한국계 여성도 자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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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전후해 미국 사회에서 한국계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 최대의 한국어 신문 네트워크인 미주 중앙일보는 “첫 흑인 대통령의 등장이 소수계 커뮤니티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줬다”고 분석한다. 미주 중앙일보 각 지사에서 오바마 시대에 주목받는 한국계 여성들을 꼽아봤다.

◆오바마의 서류는 그의 손에=오바마가 대통령에 취임한 지난달 20일 애나 김씨는 백악관 비서실에 첫 출근했다. 그는 이곳에서 리사 브라운 비서실 참모장을 돕는 실무자로 일한다. 대통령에게 가는 모든 문서와 정보보고가 그의 손을 거친다. 김씨는 노스웨스턴 대학 졸업 뒤 2년6개월간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에서 일했다. 동료 연구원들이 오바마의 선거캠프로 옮길 때 함께 합류했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정권 인수위원회를 거쳐 백악관에 입성했다. 일을 위해 김씨는 이미 합격 통지서를 받은 코넬대 로스쿨 진학까지 포기했다.

현재 백악관에는 김씨 외에 헬렌 H 홍(법률고문), 수미 테리(국가안전보장회의 국장), 베치 김(국방부 연락담당관) 등 4명의 한국계 여성이 일하고 있다.

◆킹 목사 뜻 잇는 억척 아줌마=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날이었던 지난달 19일은 ‘마틴 루서 킹의 날’이었다. 흑인 인권운동가였던 킹 목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86년 지정된 연방공휴일이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힐튼호텔에선 한국계 ‘글로벌 어린이 재단’이 ‘마틴 루서 킹 커뮤니티 봉사상’을 받았다.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의장 등이 받았던 유서 깊은 상이다.

이 재단 회원 대부분은 평범한 한국계 주부들이다. 98년 외환위기 때 굶는 한국 아이들을 돕기 위해 재단을 결성했다. 현재는 미국·한국·일본 등 세계 18개 지부에 30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억척 아줌마 부대’로 불리는 이들은 바자 등을 열어 한 푼 두 푼 기금을 모았다. 그 돈으로 지난 10년간 한국과 북한·수단 등의 세계 결식아동들에게 164만 달러(약 22억6000만원) 규모의 식량·생필품을 지원했다. 정경애 총회장은 “킹 목사가 인종 차별이 없어지길 희망했던 것처럼 세계에서 굶주린 아이들이 사라지기를 소망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LA시 교통정책 쥐락펴락=지난해 12월 22일 로스앤젤레스(LA) 월셔불러바드·버몬트 전철역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LA 시의회 교통위원회 위원장인 웬디 그루엘 시의원이 새 LA시 교통조정관 그레이스 유를 소개했다. 교통조정관은 인구 380만 명의 대도시인 LA의 교통 행정 전반을 지휘 감독하는 막강한 자리다. 유씨는 한국계 여성 최초로 이 자리에 올랐다. 그는 한국계 주민과 미국 주류 사회에 가교 역할을 해온 한미연합회(KAC) 사무국장 출신이다.

◆캐나다 첫 연방 상원의원=지난해 12월 22일 캐나다 스티븐 하퍼 연방총리는 18명의 연방 상원의원을 새로 임명했다. 이들 가운데 김연아(캐나다명 마틴 김)씨가 포함됐다. 한국계가 연방 상원의원이 된 것은 캐나다 이민 반세기 만에 처음이다. 그는 7세 때 부모를 따라 밴쿠버로 간 이민 1.5세대다.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졸업 후 17년간 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이민 1.5세대들의 모임인 C3(Korean Canadian Coactive) 회장을 맡아 한국계 학생과 한국인 유학생들을 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워싱턴 지사=이종원, 샌프란시스코 지사=주영기, LA지사=장열, 토론토=이용우 기자

higher@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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