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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 고질적 병폐 해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참패로 끝난 97세계청소년축구대회는 국가대표팀 운영에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었다.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을 관리하고 상대팀의 전력을 분석하며 경기에 임해서는 적절한 작전과 전략을 짜야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들을 지휘통솔하는 지도력 뿐만 아니라 축구에 대한 깊이있는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당장 맞닥뜨린 상대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

당초 남아공팀이 180㎝대의 장신들로 구성됐다며 고공플레이를 봉쇄하는 전략을 세웠다가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남아공 선수들의 체력조건이 한국대표팀과 비슷한 사실을 알고 전략을 급히 수정해야 했다.

세계축구의 조류를 몰랐고 상대팀 전력에 대한 깊이있는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아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국가대표팀 감독및 코치는 대한축구협회내 8명의 기술위원회에서 추천을 받아 2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재가를 받도록 되어있다.기술위원회에는 전국가대표 감독및 실업.대학 감독들이 주로 참가하고 있으며 이사회는 전직 축구인이나 현직 지도자,실업인들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추천.재가 과정을 둘러싸고 학연과 지연,인맥에 의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패한뒤 국가대표 감독 선임을 놓고 일어났던 분열상도 한 예다.사람이 하는 일이니 추천.재가 과정에 인맥이 작용할 수 있으나 문제는 이 과정을 전후해 최소한 객관적으로 지도자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제정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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