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살해에 일정한 패턴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경기 군포여대생 납치살해사건 피의자 강호순(38)의 범행 수법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부녀자에게 승용차를 이용해 접근한 뒤 차에 태워 범행하는 수법이다.

그는 지난해 12월9일 오후 3시10분쯤 군포시 보건소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여대생 A씨에게 '집에 바래다 주겠다'고 속여 차에 태운 뒤 반항하는 A양을 목 졸라 살해했다. 2007년 1월~2008년 11월사이 화성시 신남동과 수원시 금곡동, 당수동의 박모 씨와 여대생 연모 양, 김모 씨 등 3명의 여인도 A씨와 마찬가지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강호순의 차에 탔다.

다른 접근 방법은 노래방에 손님으로 찾아가 '2차로 한잔 더 하자'며 가게 밖으로 데리고 나오는 방식이었다. 2006년 12월 납치된 배모씨 등 나머지 3명의 피해자는 모두 노래방 도우미였다.

노래방 도우미를 범행 대상으로 삼는 수법은 강호순의 범행 초기에 나타났다. 그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한결같이 알몸으로 매장하고 옷을 모두 태워 피해자의 신원 찾기를 어렵게 했다. 살해방법은 모두 피해자의 스타킹이나 자신의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살해하는 방식이었다.

강호순은 경찰의 수사가 한창 진행될 때는 조용히 있다가 수사가 잠잠해지면 범행을 재개하는 영리함을 보이기도 했다. 앞선 범행에서 혹시 목격자가 있었을 것을 우려해 다섯번째 범행까지는 무쏘 차량을 이용했으나 범행을 재개한 지난 해 12월부터는 어머니 명의의 에쿠스 승용차로 범행 차량을 바꾸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경찰이 피해자가 실종된 당일 범인의 예상 이동경로 CCTV 자료를 분석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여대생 A씨를 살해하고는 에쿠스승용차를 버리고 택시를 타고 금융기관으로 가 피해자의 신용카드로 돈을 인출해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피해자를 매장할 때는 경사가 있는 지형을 찾아 시신을 눕힌 뒤 높은 곳의 흙을 퍼 덮은 점도 범행의 공통된 수법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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