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업자 수 478만 명 ‘사상 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경기침체 여파로 미국 기업들이 속속 대규모 감원을 함에 따라 미국 실업자 수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 노동부는 이달 17일을 기준으로 실업수당을 받고 있는 실업자 수가 477만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실업자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또 19~24일 새로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도 58만8000명으로 월가의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58만 명을 훨씬 웃돌았다. 실업률도 3.6%로 8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들어서만 캐터필러와 타깃 등의 회사가 수천 명의 감원을 발표하는 등 기업들의 감원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고용사정이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가계소득의 감소와 소비지출의 침체, 기업의 매출 감소, 투자 부진으로 이어지는 불황의 악순환 현상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실제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내구재 주문이 2.6% 줄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월가 예상치인 2.0% 감소 폭보다 훨씬 컸다. 앞서 11월에는 3.6% 감소했다.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미 하원은 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정치적 시험대로 여겨졌던 8190억 달러(약 1126조원)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5440억 달러의 연방 재정지출안과 2750억 달러의 감세안으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론 ▶일자리 창출을 위한 건설 프로젝트 ▶재생에너지 생산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실업 구제와 빈곤 아동 지원 ▶인터넷망 확충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상원을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하면 미국의 경제회생 정책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은 한 명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아 상원 통과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0~0.25%로 정한다고 밝혔다. 또 “개인 신용시장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재무부가 발행하는) 장기국채를 매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김필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