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날 맞은 자민련 김종필 총재 자신만만 득표율 더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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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당의 공식 대선후보를 뽑는 전당대회를 하루 남겨놓고 자민련이 부산하다.김종필(金鍾泌)총재는 후보수락연설을 가다듬으며 평상시와 다름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청구동 자택을 향했다.그러나 이태섭(李台燮)부총재.이동복(李東馥)비서실장등 추대위위원들의 막바지 '대의원 전화접촉'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金총재에게 도전한 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수도권지역 6개 지구당을 순회하며 대의원들을 만나 한표를 호소했다.韓부총재측은 경선참여 선언후 밑바닥을 훑는 저돌적인 득표전을 전개해 주류측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왔다.

특히“12월18일 대통령 선거일은 곧 자민련이 해체되는 날이다.JP가 낙선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홍보전이 당과 자신의 미래에 불안을 느끼는 대의원들을 자극했다고 한다.

韓부총재 진영은 25%이상만 득표하면 성공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경선과정에서 당의'비민주적'운영에 불만을 품은 지구당위원장.대의원들의 세를 규합해'JP이후의 자민련'을 떠맡을 기반을 마련했다는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金총재측은 9대1 혹은 8대2의 압승을 자신한다.그 정도로 압승하지 않으면 앞으로 파란만장하게 전개될'대선정국'에서 JP가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절박함도 배어 있다.

金.韓 두 경합자의 승패.득표율 말고도 金총재의 후보수락연설이 어느 정도 출마및 집권의지를 담게 될지도 이날 대회의 주목거리다.

향후 金총재의 전략적 선택이 DJP후보단일화,독자 출마,여권주자와의'보수대연합'세가지로 전망되는 만큼 상황에 따라서는 폭발적인 정계개편까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용환(金龍煥)사무총장,한영수.박철언(朴哲彦)부총재,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의 거취도'JP 구상'의 일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신속한 당내 의사결정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는 韓부총재는 총재단 인선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으며,'DJP단일화'를 강하게 주장해온 朴최고고문도 본인의 의사가 받아들여져 당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야권 대선후보단일화추진위'의 위상을 갖게 될'집권전략위원회'(가칭)위원장을 金총장이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럴 경우 朴부총재의 역할이 더욱 줄고 야당후보단일화는 그만큼 불투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당대회의 전권을 위임받을 '집전위'는 단일화추진 뿐만 아니라 대통령선거를 대비한 각종 기구를 통괄케 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金총재가 영남.충청.중부권을 대표하는 여권주자들과의 포괄적인 정치적 연합을 구상할 경우 이를 위한 발빠른 접촉도 앞장서 하게 될 것이기에 金총장과 집전위의 행보가 더욱 관심을 끈다.

그러나 국민회의측이 자민련 전당대회에서 정식 수임기구가 구성될 때까지 본격적인 후보단일화협상을'유예'해준만큼 전당대회후 성의있는 협상태도를 보이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공식당론'으로 여전히 유효한 'DJP후보단일화'의 구체적인 방법과 원칙제시를 요구하는 박철언부총재측도 이제는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이고 보면 자민련의 앞날이 결코 순탄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전영기.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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