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에서 '워커 홀릭'이라 불리던 고(故) 안철식 지식경제부 2차관이 사망한 가운데 지난 해에도 과장 2명이 숨지는 일이 있어 지경부 공무원들이 충격에 빠져 있다고 28일 머니투데이가 보도했다.
안 차관은 사상 초유의 고유가가 엄습하던 지난해 에너지·자원 관련 최일선 실무 직책인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을 역임했다. 이때 에너지 대책 수립을 위해 휴일도 잊고 거의 매일 야근을 할 정도로 일에 파묻혀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지경부 2차관으로 승진·임명됐지만 이 자리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급감한 수출에 대한 대책을 내놔야 하는 위치였다. 안 차관은 수출이 30%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취임식도 치르지 못한 채 업무 매달렸다는 전언이다.
지경부 한 공무원은 "지경부의 일이 경제 정책 실무가 대부분이고 이해 관계자들을 많이 만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고유가에 뒤이은 경제 위기로 각종 대책을 짜내야 하는 때인 만큼 안 차관 뿐 아니라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경부에서는 지난해 6월에도 고 강혜정 전 과장(사망 당시 51세)이 병이 악화돼 숨진 적이 있다. 강 전 과장은 2005년4월 산업자원부 본부 최초로 여성 과장으로 부임해 산업환경과장과 균형발전정책팀장 등 요직을 역임했지만 유방암 재발로 사망했다. 강 전 과장은 주위에서는 요양을 권했지만 목발을 짚고 청사에 출근할 정도로 책임감이 투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과장이 사망한 달 지경부에서는 또다른 과장급 간부인 고 안성준 전 감사담당관이 지병이었던 간암이 악화돼 숨졌다. 안 전 담당관 역시 거동이 힘들어질 때까지 사무실로 출근했다. 강 전 과장이나 안 전 담당관은 과다한 업무로 지병이 악화됐음에도 병을 앓은 적이 있다는 이유로 공무상 재해 인정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한 공무원은 "나라 일 때문에 아픈 몸을 쉬지도 못하고 숨진 분들을 생각할 때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경제 위기로 국민들의 처지도 어렵겠지만 공무원들도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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