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소집 둘러싼 與野의 감정싸움 각서폭로戰으로 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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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임시국회 소집을 둘러싼 여야의 감정싸움이 이젠 각서 폭로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박희태(朴熺太)신한국당 총무는 최근 지난해 제도개선특위 협상당시 박상천(朴相千)국민회의 총무와 이정무(李廷武)자민련 총무로부터 받은 각서 한장을 공개했다.“이번 특위에서만 여야동수로 하고 앞으로의 특위에서는 이같은 주장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신한국당 朴총무는“이렇게 약속해 놓고 왜 딴 소리를 하느냐”고 주장했다.이회창(李會昌)대표도 18일“국회는 무조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그러나 朴총무는 이런 당 입장과는 동떨어진 행동을 했다.

그는 17일 당 소속의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조만간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은 없는 것같다.그러나 여야 합의가 돼 국회소집을 하더라도 의원들께서 미리 계획하신 중요한 일정들이 있을 것임을 고려해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국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야당에“민생국회라도 빨리 열자”고 촉구한 대외적인 입장표명과는 달리 사실상“조속히 열지 않겠다”는 뜻을 내부적으로 굳혔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자민련 李총무는 18일 신한국당 朴총무의 각서 공개에 맞서“지난해 12월 정기국회에서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과 서청원(徐淸源)당시 신한국당 총무가 나에게'내년 임시국회때 선거법에서 연좌제부분을 폐지하자는 자민련 주장을 수용하겠다'는 각서를 준 것을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각서 맞불 공개'다.두 야당총무는 또 20일 야당총무회담,23일'92년 대선자금 국정조사계획서'제출이라는 구체안까지 마련했다.

야당총무들은 18일“朴총무는 더 이상 총무로서 부적합한 사람”이라며“초선의 대선주자(李대표를 지칭)를 따라다니다 보니 그 모양이 된 것같다”며 朴총무와의 협상을 보이콧할 의사까지 내비쳤다.여야의 감정싸움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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