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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가이드] 5. 美 사립학교의 방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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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미국 사립학교는 학교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이나 주변 교육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수가 275명에 불과한 미 코네티컷주에 있는 거너리(Gunnery). 졸업생 SAT 평균이 1270점인 이 학교의 독특한 프로그램은 대중연설(Public Speaking) 과목이다.

11학년이면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이 수업에서 학생들은 각자 주제를 정해 연설문을 작성하고 연습한 뒤 전교생 앞에서 3~5분간 연설한다. 이 연설로 과목 점수가 매겨진다.

효과적으로 연설하는 방법, 대중 연설에 있어 윤리적인 책임 등에 관한 세미나와 토론도 이 수업과 병행된다.

9학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온 K군은 자신의 영어발음에 묻어나는 한국 악센트에 콤플렉스를 느껴온 데다 많은 사람 앞에서 연설한 경험이 없어 이 수업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

담당 교사에게 발음교정을 받고 연설모습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분석해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손동작을 교정하는 등의 연습을 통해 연설을 부담없이 끝낼 수 있었다. 특히 이 수업은 K군이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얻게 한 계기도 됐다.

K군의 연설주제는 '미국에 와서 겪었던 실수담'. 한국어와 다른 영어의 부정의문문에 대답할 때 원래의 의미와 반대로 말해 상대방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그때마다 상대방이 나를 우둔하다고 여길까봐 걱정했는데 연설을 통해 소명의 기회가 생겨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 연설이 끝난 뒤 다른 학생들의 이해와 호응에 힘입어 K군은 자신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1763년 미국 최초의 사립 기숙사 학교로 세워진 거버너 더머 아카데미(Governor Dummer Academy)는 보스턴이라는 지리적 위치가 장점이 되는 학교다.

이 학교 학생들은 매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경기 진행과 통역 등의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1년 이 학교로 유학을 간 S군은 이봉주 선수가 우승하는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것을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여기고 있다.

뉴잉글랜드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클라리넷 단원으로 활동하는 H군은 매주 토요일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교수의 레슨을 받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봉사활동이나 연주여행을 떠나는 H군은 학교가 보스턴에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여기고 있다.

거버너 더머 아카데미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국 유학생인 유길준 선생이 유학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학교 안에 유길준 기념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박영희 가정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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