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락지 무질서 몸살 - 때이른 더위에 산.계곡 쓰레기 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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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때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충북과 춘천근교 계곡및 유원지등이 행락객들의 무질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15일 괴산군청천면 속리산국립공원내 화양동계곡은 1만여명의 행락객들이 몰려 거대한'무질서 경연장'이 돼버렸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충북자연학습원앞 계곡은 함부로 버려진 쓰레기로 온통 뒤덮였다.물속과 물가 가릴 것없이 바위틈.소나무숲등 여기저기에는 캔.비닐.우유팩.수박껍질등 음식쓰레기들이 뒤덮였다.

행락객들은 취사금지에도 아랑곳 없이 고기를 굽고 밥을 지어먹어 타다만 쓰레기를 모래로 적당히 덮은 곳,불에 그을린 돌등 흉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깨진 양주병,밑동이 부러져 쓰러진 나무등도 형편없는 질서의식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속리산국립공원지역인 괴산군칠성면의 쌍곡계곡도 사정은 마찬가지.2년전만 해도 하얗게 반짝이던 물속 모래와 바위들은 더러운 침전물로 덮였고 물가 바위는 불에 그을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또 청천면 후평유원지,진천의 초평.백곡저수지,충주의 수룡폭포,제천의 송계계곡등도 마구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춘천근교 유원지들도 주말마다 행락객들이 마구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데 예외가 아니다.

15일 춘천시남산면 강촌일대에는 5천여명의 행락객들이 버린 10분량의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대학생과 젊은 직장인들의 야유회장소로 유명한 이곳은 주말이 지나면 맥주.소주등의 빈병과 병조각들이 널려 시냇가에서 맨발로 다닐 수 없다.먹다버린 고기찌꺼기에서 악취가 풍기고 파리떼가 몰려들어 근처를 지나가기도 어려운 상태.논을 막아 만든 공터엔 밤새 모닥불을 피운 자리에서 재가 바람에 날려 행인들의 옷이 금세 더렵혀질 정도다.

특히 강촌다리 부근엔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음식찌꺼기가 북한강을 따라 하류로 떠내려가며 상수원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청주=안남영.춘천=박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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