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일대 개발되나 안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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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서울 인근의 마지막 노른자위땅으로 꼽히는 경기도성남시 판교.운중.삼평동일대 1백90만평이 과연 주택단지로 개발될 것인가. 성남시는 최근 이 일대를 기존 구(舊)시가지와 분당 신시가지의 또다른 배후도시로 개발하는 내용의 도시기본계획을 수립,주민공청회를 거쳐 도시계획위원회및 시의회 상정을 위해 준비중이다.

성남도시계획위윈회나 시의회의 통과는 무난할지 모르지만 앞으로 거쳐야하는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와 건설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남아있어 성남시 계획이 원안대로 확정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최종 결정권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건교부는 개발보다 보존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분위기다.

건교부 택지개발과 김돈수 서기관은“분당.수지지구 개발등으로 이 일대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현 세대에서의 개발보다 후세대에 물려줘 그 시대에 맞는 도시개발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는게 건교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가뜩이나 교통체증이 심한 경부고속도로축에다 또다시 대규모 주택단지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성남시는 균형개발을 위해 자연및 시설녹지인 판교일대를 시가화지역으로 풀어 선진국형 전원도시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성남시 이정원 도시계획국장은 “앞으로 도시개발 방향을 감안,이번 도시기본계획을 마련했지만 언젠가는 개발할 땅이 아니냐”면서 이 지역 개발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시는 주택 용적률을 분당 신도시보다 훨씬 낮춰 공원속에 주택이 들어서 있는 인구 10만명 정도의 쾌적한 주거단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피력해왔다.

건설업계도 수도권 택지난을 들어 이 일대 주택도시 개발을 은근히 바라면서 성남시를 지원하는 입장이다.

판교동일대 택지개발설은 분당 신도시 건설이 막바지에 접어든 94년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토지공사가 이 일대를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기 위해 건교부에 지구지정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직접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사업추진이 일단 무산됐던 것. 이런 와중에 땅값만 크게 뛰어 현재 주거지역은 평당 2백50만원선을 호가하고 있으며 자연녹지및 보존녹지도 각각 1백50만원,1백30만원대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높은 땅값은 택지개발사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분당의 경우 당시 보상가가 평당 평균 19만2천원선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물론 민간업체들은 평당 2백만~2백50만원에도 아파트사업을 벌이는 경우가 없지않다.그러나 공영개발의 경우 용적률 1백~2백%의 중저밀도로 개발하는데다 기반시설 확충비용 또한 많이 들어 땅값이 1백만원대를 넘어서면 사업추진이 곤란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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