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 영광안은 강익중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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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국관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은근히 기대는 했습니다만 막상 상을 받고보니 아무 것도 안보일 만큼 얼떨떨합니다.” 세계미술의 축제인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영예의 수상자가 된 강익중(사진)씨는 채 흥분이 가시지 않은 얼굴이었다.

강씨가 받은 상은 국제상.국가관(國家館)상등 다른 수상범주에는 속하지 않으나 특별한 장점과 개성을 지닌 작가에게 주는 상으로 모두 4명에게 주어진다.

강씨는“상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설사 못 받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을 봐주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이번 비엔날레를 위해 올봄부터 작품 제작에 들어갔는데 90개의 목각부조로 만든'중국어배우기'와 1만3천여 조각으로 이뤄진'비빕밥 만들기''오페라 부르는 붓다''즐거운 작업'등은 프리뷰기간중 각국의 미술관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강씨의 작품은 특히 함께 참가한 이형우씨의 설치작품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마치 한 작가의 전시회를 보는 듯한 착각을 주었다.

국내에 강씨의 작업이 소개된 것은 지난해 학고재화랑의 개인전이 처음이었지만 뉴욕에서는 95년 백남준씨와 나란히 휘트니미술관에 초대되면서 주목의 대상이 됐다.

강씨는 또“한달 전부터 베네치아에 와서 준비했는데 전시를 1주일 앞두고 습기 때문에 벽에 붙은 목각부조 90%가 떨어져내릴 때는 낙담도 했다”고 그동안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베네치아=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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