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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죽마을 수호신 소나무단지 복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대대로 한 마을의 수호신으로 전해 내려온 소나무숲이 후손 주민들의 정성으로 복원돼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강남구율현동 방죽1마을 입구에 병풍처럼 늘어서 있던 소나무 30여그루가 그동안 고사되거나 바람에 쓰러지는등 대부분 훼손됐다가 올해 후손들에 의해 새롭게 복원된 것. 이곳에 소나무 병풍이 들어선 것은 지금부터 2백여년전.임진왜란때 근처 헌인릉에 있던 소나무들이 병정이 돼 왜적을 무찔렀다는 전설에 따라 선조들이 송계(松契)를 조직,한그루씩 마을 어귀에 옮겨심게 됐다.

이 소나무들은 북쪽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강바람을 막아 풍년을 가져다줬고 미관까지 수려해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다.동네 소가 소나무 그늘에서 쉬면서 등을 비벼대는 바람에 소나무 껍질이 벗겨져 말라죽는다며 소의 접근을 엄격히 금지하는등 선조들의 소나무 사랑도 남달랐다.

하지만 10여년전부터 태풍에 쓰러지거나 배수불량으로 말라죽어 지난해까지 남은 소나무는 단 4그루.그러자 이 마을 4백40가구중 20%가 넘는 원주민들이 지난해부터 마을의 수호신을 살리자는 운동에 나섰고 전체 주민이 흔쾌히 이에 동참,지난달 구에서 3억원을 지원받아 새로 40그루의 소나무를 심게 됐다.이 마을에서 10대째 살아온 조영섭(46)씨는“이번에 조성된 소나무숲이 앞으로 우리 마을의 새로운 파수꾼이 될 것”이라며 반가워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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