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조씨 '한국의 자생풍수' 2권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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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풍수에 대한 관심은 국토사랑의 한 방법이다.우리 땅의 아픈 곳을 치료해 나라의 기운을 일으키려는 것이 기본 정신.전통 풍수사상은 명당을 찾아 개인적 복을 바라는 방편으로서의 이기적인 풍수가 아니었다.

지리학자 최창조(전서울대 교수.사진)씨가 우리 민족 고유의 풍수사상을 정리한'한국의 자생풍수'(민음사刊) 전2권을 펴냈다.제1권은 필자의 풍수관을 정리한'한국의 명당을 찾아서'이고 제2권은 현지답사와 문헌을 통해 사전식으로 풍수자료를 정리한'한국의 명당 자료집'.저자가 60년대부터 풍수에 심취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자생풍수사상을 찾아내기까지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것. 첫째권인'한국의 명당을 찾아서'는 크게 네부분으로 나뉘어 있다.첫번째는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인'인간 최창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고 두번째는'한국지리학의 시조'도선국사를 소개하고 있다.그 다음은 자신의 풍수관을 담은 현장 기행문이며 마지막으로 풍수에 대한 주변의 논박에 대한 필자의 반론을 담고 있다.이중 전국의 풍수기행 부분은 중앙일보에 인기리에 연재된 바 있다.

저자는 특히'자생풍수의 비조(鼻祖)'라 일컫는 도선국사가 뜸을 뜨고 침을 놓듯 산천의 결함 있는 터에 절을 짓고 기세가 지나친 곳은 불상으로 누르고 기운이 달아나는 곳엔 탑을 세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땅을 숨쉬고 살아있는 것으로 보고 땅기운의 지나침과 모자람을 조절해 나라의 근심거리를 막아보려 했던 것이다.

풍수를 글자 그대로'물과 바람의 과학'이며 전래의 자연에 대한 경험 축적을 모아놓은 지리학이라고 정의한다.음양론.오행론.주역을 꿰어맞춘 중국의 풍수는 우리 풍토에는 맞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강산은 모두가 명당이라고 말한다.따라서 부족한 땅을 보완하고 넘치는 땅을 훼손시키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인다.

두번째권인 명당 자료집에서는 서울.부산.제주도를 제외한 전국토의 명당터를 소개하고 있다.서울과 부산은 도시 건설로 풍수상 파괴가 심해서이고 제주도는 고유 풍수사상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어 그 내용이 방대해 다음편 저술로 미뤄두었다.저자는 이 자료집을 통해 보통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터와 일터,주변 산천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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