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여대생 실종 사건 가짜 범인 자수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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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도 군포에서 발생한 여대생 실종 사건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 20대 남자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거짓 자수해 경찰이 한바탕 소동을 빚었다. 이 남자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업이 없는 이모(28ㆍ서울 영등포 신길동)씨는 오전 9시께 서울 서초경찰서를 방문해 “내가 군포에서 실종된 여대생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행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신길동에 있는 이씨의 자택에 형사들을 급파하는 한편 이씨의 진술 내용과 여대생의 실종 상황을 면밀하게 대조했다. 하지만 이씨의 집에서는 마스크ㆍ가발ㆍ흉기 같은 범행도구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안산경찰서에 설치된 ‘군포 여대생 실종사건 수사본부’가 확보한 용의자의 사진과 자료 등을 이씨와 대조했으나 인상착의가 전혀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이씨는 유일한 피붙이였던 부친이 2007년에 사망한 뒤 자택에서 혼자 생활해 왔으며 2년 전부터 한 종합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를 받는 중에도 혼자 노래를 부르는 등 극심한 정신착란 증세를 보였으며 호주머니에서 정신질환 치료제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화성에서 발생한 여성 실종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서는 일단 용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4시간여 만에 석방했지만 그의 행동을 계속 주시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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