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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샤넬 ‘자존심 싸움’2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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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롯데백화점과 샤넬의 ‘자존심 대결’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샤넬 화장품 매장 7개에 대해 계약을 해지한 데 이어 나머지 18개 매장에 대해서도 위치와 크기를 조정하는 협상을 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주요 매장 7개의 개편이 마무리됐으니 예정대로 나머지 화장품 매장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매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상 백화점 매장 개편은 대형 점포에서 먼저 한 뒤 중소형 점포로 확대된다. 매출 부진을 이유로 샤넬의 화장품 매장을 조정하겠다고 한 만큼 나머지 점포들도 개편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철수하는 7개 매장에서 샤넬은 화장품 브랜드 중 매출 순위 4~6위에 올라 있다. 나머지 점포에서는 규모에 따라 2위에서 8위까지다. 샤넬은 롯데백화점 25개 점포에 화장품 매장을 두고 있으며, 이곳에서 국내 매출의 약 40%를 올리고 있다.

이에 샤넬은 7개 매장 이외의 화장품 매장이나 부티크(의류·핸드백 매장)에서 롯데와의 협력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추가 대응에 나섰다. 우선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에 있는 샤넬의 메이크업 스튜디오를 인근 백화점으로 옮기기로 했다. 또 에비뉴엘이 발행하는 잡지에서 샤넬 광고를 중단하고, 본점 앞 옥외 광고도 내리기로 했다.

매장 철수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에서도 양측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샤넬은 철수하는 7개 매장을 자주 이용하던 고객들에게 주변의 가까운 매장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22일 발송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대신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롯데 잠실점 대신 현대백화점 천호점이나 무역센터점을 이용해 달라는 내용이다. 롯데는 샤넬 매장 철수를 고객들에게 별도로 고지할 계획은 없지만, 샤넬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화장품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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