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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장관 사관학교’로 주목받는 이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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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정부의 ‘인재 풀’로서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주목받고 있다. 주미대사로 내정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나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낙점받은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모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이기 때문이다. 인연으로 보면 두 사람은 사실 현 정부와 깊은 사이가 아니다. 윤진식 경제수석처럼 대통령선거 캠프에서 땀을 흘리며 이 대통령에게 충성심을 검증받은 관계도 아니다. 그래서 국민경제자문회의 참여가 이번 발탁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헌법상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경제자문위원이 된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대통령 앞에서 자신의 식견을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통령과의 스킨십을 자연스럽게 쌓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장관의 산실’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3년 6월 결성된 노무현 정부 1기 국민경제자문회의도 그랬다. 당시 멤버였던 이헌재·이희범·한덕수 등 세 사람은 얼마 안 있어 모두 입각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장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이 없었던 이헌재 전 부총리는 국민경제자문회의 합류 이듬해 부총리로 발탁됐다. 이희범 회장은 그해 12월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기용됐다.

한 전 총리는 국민경제자문회의가 낳은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논리정연한 분석으로 노 대통령의 눈을 사로잡은 뒤 그해 12월 국무총리조정실장을 거쳐 부총리와 총리까지 승승장구했다.

현 국민경제자문위원은 한·윤 내정자와 최근 KT 사장으로 선임된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포함해 모두 27명이다. 재정부 실무 담당자는 “명단은 청와대에서 내려왔다”면서 “이 대통령이 직접 만나 얘기를 듣고 싶은 인물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이 대통령이 관심을 두는 ‘인재 풀’에 포함됐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리는 비상경제대책위원회에 관련 분야 국민경제자문위원 2~3명을 꼭 참석시키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자문위의 부회장은 김기환 서울파이낸스포럼 회장이다. 현장에서 뛰는 기업인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이장규 하이트진로그룹 부회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강은희 위니텍 대표, 김홍경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장, 윤경희 맥쿼리증권 기업금융부문 회장, 이성용 베인앤컴퍼니 대표, 최명주 GK파트너즈 사장 등이 그들이다.

관료 출신으로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언론인으로 신상민 한국경제신문 사장이 있다. 연구기관에선 박양호 국토연구원장과 박우규 SK경제연구소장, 오규택 한국채권연구원장,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포함됐다. 학계에선 김태준 동덕여대 부총장과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신희택·여정성 서울대, 이만우 고려대(경제학과), 이효수 영남대, 전주성 이화여대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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