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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용 “MB, 야당과 더 소통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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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청와대만 가면 편한 사람만 만난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20일 한 말이다. 그는 “대통령은 야당 지도자와 계속 대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 연구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주최한 ‘국회 운영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다.

그는 김영삼 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장(지금의 대통령실장)을 지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의결할 때 국회의장이었다.

박 전 의원은 대통령의 소통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말로는 소통한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소통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입법 과정에서 문제가 될 만한 법은 야당 지도자와 더 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의 하루 일정을 보면 의회 지도자와 만나는 시간이 가장 많다고 한다”며 “다수라고 모든 것을 다할 수 없다면 소수와 늘 접촉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생산한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고 실천하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여야의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야당이 쇠톱이나 망치를 동원해 폭력을 썼지만 국회 운영에서는 여야가 별로 차이가 없다”며 “여당이든 야당이든 상대에 대한 전략에서 경직성이 강했다”고 분석했다. 친정 격인 한나라당을 향해선 “거대 당(172석)이라고 해서 다수결 원칙만으로 국회를 운영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이런 경우는 계속 올 것”이라며 “탕평책과 통합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회의장의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회의장만큼 힘없는 곳은 없다”며 “질서유지권과 회의 개·폐회 선언권밖에 없는데 국회법 개정을 통해 권위가 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엔 안상수·고흥길·심재철·권경석 등 한나라당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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