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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있는요리>콩비지찌개 - 노희지 할머니 송명자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오늘 신바람 탱탱요리의 키포인트는 밥과 물의 비율이….”'돌아온 꼬마요리사'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브라운관 밖으로 쩡쩡 울린다.5월말부터 SBS의 신설프로그램인'신바람 스튜디오'에서 요리코너를 맡고 있는 노희지(魯熙枝.9)양.온갖 맛있는 요리를 다 먹어봐서 입맛도 보통이 아닐 것같지만 정작 희지가 제일 잘 먹는 음식은 김치찌개.초등학교 입학전까지 함께 살았던 할머니 송명자(宋明子.63.성남시분당구수내동 푸른마을 신성아파트)씨의 손맛에 길들여진 탓이다.맞벌이부부인 둘째아들 내외 대신 손자.손녀 뒷바라지를 도맡아 해주던 宋씨는 간식도 철저하게 미숫가루등 우리식으로 마련해줬었다.그 때문인지 희지와 희권(熙權.6)남매는 요즘 아이들 같지않게 햄버거같은 패스트푸드류는 좋아하지 않는다.오히려 얼큰한 음식을 잘 먹는다.

콩비지찌개도 희지가 어렸을 적에 잘해주었던 영양식.당뇨병이 있는 할아버지 때문에'밭에서 나는 고기'인 콩을 약간 심심하게 간해 아이들에게도 먹이곤 했다.오늘도 오랜만에 찾아온 손녀를 위해 어제 저녁부터 콩을 불려 고소한 콩비지찌개를 한소끔 끓여놓았다.희지는 어릴적 그렇게 잘먹던 것을 다 잊었는지 처음 먹어보는 것처럼 한숟갈 떠 맛부터 본다.

“할머니,식당에서 먹어본 것보다 훨씬 맛있네요.거기도 콩비지.두부 같은 거 전문이라고 했는데.” 자식도 아들만 둘이다 보니 여자라곤 유일한 애교만점의 손녀딸에게 할아버지.할머니는 꼼짝을 못했던 것. 그래서 요즘엔 방송출연 때문에 집에서 요리커녕 학교공부 따라가기도 힘든 손녀딸이 안쓰럽기만 하다.식사하는 것도 잊은채 찌개를 떠먹는 손녀딸만 쳐다보는 두 내외.“할머니 요린 키포인트가 뭐예요?” 희지의 질문에 할머니는“그런거 없단다”고 대답한다.그래도 꼬마요리사의 집요한 취재에'프로'가 귀띔해준 주의점 하나. 비지가 넘치거나 눋지않게 하려면 야채부터 볶다가 비지는 나중에 슬쩍 부어 끓여야 한다고.하지만 역시 '할머니 사랑'이 최고 양념이다. 김정수 기자

콩비지찌개 만드는 법

▶재료(5인분)=흰콩 2홉,얼갈이 배추(우거지)½단,당근 ½개,양파 ½개,돼지고기 ½근,식용유,소금 약간씩,물 5컵

▶조리법=①흰콩은 하루전 불려 믹서등에 갈아놓는다.②얼갈이배추는 데쳐서 먹기좋은 크기로 썬다.③당근과 양파.돼지고기는 잘게 다진다.④기름두른 프라이팬에 ②와 ③을 넣고 볶다가 물을 붓고 소금간을 해 한소끔 끓인다.⑤불을 조금 줄이고 ④에 ①을 부어 다시 한번 끓인다.

<사진설명>

희지가 할머니 송명자씨에게 콩비지 찌개를 떠먹여드리자 할아버지 노수혁씨가 흐뭇해하고 있다. 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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