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계에 폭탄 대신 자전거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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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에 허덕이는 제3세계에 폭탄이 아닌 자전거를 보내자.’
자전거는 제3세계,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아직도 사치품일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거치대에 방치된 자전거를 수리해 개발도상국의 빈민가로 보내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자전거 한 대를 사려면 꼬박 일 년치 월급을 모아야 한다. 개발도상국으로 보내지는 자전거들은 이들 나라의 교통수단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으로 이용된다. 자전거 뒷바퀴에 튜브로 벨트를 만들어 사람들이 두 발로 밟아 물레방아를 돌려 곡식을 찧는 장치로도 사용된다. 일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사단법인 ‘신명나는 한반도, 자전거에 사랑을 싣고’라는 단체는 버려진 자전거를 모아 북한 어린이나 해외 동포들에게 보내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단체, 특히 ‘폭탄이 아닌 자전거(Bikes Not Bombs)’라는 외국의 단체는 부유한 나라에서 버려지는 자전거를 수거해 이를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단체는 ‘자전거 보내기’ 운동을 전쟁과 환경파괴에 대한 실천적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BNB(Bikes Not Bombs의 약자)는 지난 23년 동안 자전거 재활용과 함께 환경보호 운동을 펼쳐 왔다. 미국 보스턴 근처의 자메이카 플레인에 두 개의 센터를 가지고 있는 BNB는 ‘세계 평화와 제3세계의 지속, 효율적인 자원의 활용, 그리고 젊은이 1명당 자전거 1대’를 주장하고 있다. 과소비와 자원의 비효율적인 이용이 전쟁을 키우고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BNB는 매년 6000개의 중고 자전거와 자전거 부속을 전 세계의 기부자로부터 지원받는다. 가나와 탄지나아, 남아프리카, 과테말라 등에 자전거를 보내고, 자전거 기술자를 파견하기도 한다. 제3세계로 보내지고 자전거는 자메이카 플레인 센터에서 자전거 정비 프로그램 등의 직업훈련을 통해 청년실업 문제와 일자리 창출에도 이용되고 있다. 또한 자전거와 익숙지 않는 여학생들만의 자전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BNB에서 자전거 프로그램 ‘BNB 훈련’을 이수한 졸업생들은 자전거를 수리하고 찾기 어려운 부품을 고객들에게 빠르게 제공하는 등 자전거 분야의 전문가로 길러진다. 이들이 제작한 자전거 자물쇠, 액세서리, 픽시드 기어, 프레임 등은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

tip:
‘폭탄대신 자전거를 보내자’ 사이트는 http://www.bikesnotbombs.org/about

사진출처 : BNB 홈페이지
워크홀릭 담당기자 장치선 charity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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