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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이끄는 '마네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표정이 굳은 사람을'마네킹 같다'고 하지만 요즘 패션가의 신세대 마네킹들은 딴판이다.

새침해하거나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지나가는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는가 하면 옷도 자주 갈아입는등 전혀 새로운 분위기로 손님을 맞는다.한마디로 튀면서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미도파백화점 상계점 2층 영캐주얼층에서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아가는'쿠기'매장이 선두주자.쿠키 마네킹은 길어도 한주일에 한번은 옷을 갈아입으면서 옷과 분위기로 이곳을 찾는 고객들에게'여름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 5월의 첫주에는 세련미와 격식을 갖춘 남녀 마네킹이었다가 둘쨋주에는 약간 섹시한 느낌이 드는 복장의 연인이 록카페등을 쏘다니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셋쨋주에는 캐주얼 차림으로 단둘이 여행을 떠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가 마지막 주에는 해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듯 과감한 차림으로 달라졌다.

쿠기의 매장기획 담당 장희숙씨는“좀 어색한 듯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멋진 첫 만남,그리고 어느 정도 친해진 상태에서 데이트를 즐기다가,드디어 단둘이 여행을 떠나고,마지막으론 해변에서 잊지못할 추억을 만든다는 줄거리가 이번 여름시즌 마네킹 코디네이션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첫주는'첫인상',둘쨋주는'주말의 도시여행',셋쨋주는'새로운 연인…여행의 설렘처럼',넷쨋주는'도시의 탈출…쿠기의 여름여행'이란 주제가 주어졌다.주(週)단위로 독립적이면서도'쿠기의 여름이야기'라는 통일된 흐름을 갖고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마네킹의 표정.자세.액세서리.가방도 전혀 새로운 분위기에 맞도록 바뀐 것은 물론이다.마치 4주에 걸쳐 4막짜리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장씨는“이런 시도 이후 특히 젊은층 손님들이'재미있다'며 매장을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 외에도'보이런던'은 여름시즌을 하와이여행 출발부터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마네킹을 통해 펼쳐보이고 있으며,'야'는 컴퓨터와 로봇 위주 미래생활상의 여러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미샤'는'삶은 즐거워'라는 것을 주제로 파나마의 풍경.풍물을 마네킹과 매장 분위기를 조화시켜 연출하면서 고객들이 상품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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