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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건강 지킴이 ③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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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한의학은 정말 위기일까? 한방 병·의원의 급감하는 환자를 보면 이런 생각도 든다. 활로는 없을까. 병원급으로는 유일하게 환자가 늘어나고, 국내 분원에 해외까지 진출하는 곳이 있다. 한방의 강점을 내세우며 성장을 거듭해 올 전공의 모집에선 4대1 경쟁률로 여타 한의대 부속병원을 앞섰다.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전통의학 세미나에 한국대표로 참가한 자생한방병원 신준식(사진) 원장에게 한의학이 국민에게 다시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을 물었다.

“미국·유럽 등 선진의료계는 대체의학 또는 통합의학이라는 이름으로 전통의학에 막대한 연구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현대의학과의 상호보완을 통해 인간중심의 새로운 의료를 찾자는 변화의 물결입니다. 저는 한의학이 그 답을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자신의 병원을 선호하는 외국인이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이 병원엔 3489명(초진 576, 재진 2913명)의 외국인 환자가 다녀갔다. 2005년 말 국제진료지원팀 구성 3년 만의 성적이다. 초진은 영어권 66%, 일어권이 34%를 차지했다. 영어권은 미국(29%), 독일(18%), 캐나다(8%), 프랑스(6%) 순.

“재진을 위해 한국을 찾는 것은 그만큼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6개월 이상 장기치료를 받아야 하는 한방의 단점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의료의 국제화 시대를 실감합니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는 올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분원을 개설한다. 다섯 개의 국내 분원에 이어 여섯 번째다.

“세인트 주드 병원 내에 자생 오리엔털 메디신 클리닉이란 이름으로 개설합니다. 2년 여 준비과정을 거친 해외진출의 시험대지요. 여기에서 성공하면 뉴욕과 중동의 두바이, 영국 등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이집트 아자르대학, 미국 어바인대학과 3자 협약을 맺는 등 해외진출을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방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과학적 근거의학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SCI급 논문도 발표했고요, 지난해엔 미국통증학회에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25주간 추적이 가능했던 디스크 환자 128명에 대한 비수술 치료 성적입니다. 환자가 느끼는 통증지수(VAS, 통증이 가장 심할 때 10점 기준)는 다리 방사통의 경우 7.36점에서 1.07점으로, 허리통증은 4.38점에서 0.96점으로 감소했고, 운동장애지수와 삶의 질 평가지수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이 내용을 유럽재활의학회에도 소개했죠.”

노스캘리포니아 주립대 재활의학과와도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요구하는 연구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임상연구 전담 한의사도 2명 채용했다.

그는 약물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녹십자에 기술이전한 골관절질환 치료 약물인 신바로메틴은 올해 3상이 끝나 2010년엔 상품화가 가능하다. 현재 그는 이화여대·성균관대 약대와 또 다른 약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신 원장은 “최근 개정된 의료법이 2010년 시행되면 양한방의 협진·연구가 활성화돼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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