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를 막아라’… 워드, 현상수배 뚫고 수퍼보울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자신에게 ‘현상금’을 붙였던 볼티모어 레이븐스를 상대로다.

한국계 미국 프로풋볼(NFL) 스타 워드가 속한 피츠버그는 19일(한국시간) 홈인 피츠버그의 하인스 필드에서 열린 아메리칸 콘퍼런스(AFC) 결승에서 볼티모어를 23-14로 제압했다. 2006년 수퍼보울에서 우승한 피츠버그는 3년 만에 다시 수퍼보울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결승전 상대는 이날 내셔널 콘퍼런스(NFC) 결승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32-25로 꺾은 애리조나 카디널스다. 43번째 수퍼보울은 2월 2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와이드 리시버 하인스 워드中가 19일(한국시간) 볼티모어 레이븐스와의 아메리칸 콘퍼런스 결승전에서 나카무라 하루키의 마크를 피해 질주하고 있다. [피츠버그 AFP=연합뉴스]


피츠버그와 볼티모어는 숙적이다. 지역 라이벌인 데다 두 팀 모두 반칙에 가까운 거친 수비를 하는 팀이어서 서로에 대한 증오심은 하늘을 찌른다. 점수도 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수비에 열심이고 부상자가 속출한다. 플레이오프에선 더 그렇다.

게다가 피츠버그의 간판 와이드 리시버 하인스 워드는 주타깃이다. 볼티모어 라인배커 테렐 서그스는 지난해 말 “우리 선수 중 워드를 다치게 하는 선수에게는 현상금을 주겠다”고 해 파문을 일으켰다. “워드는 아주 더티하고 치사한 플레이를 한다. 그를 위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는 협박도 했다. 문제가 되자 서그스는 “발언을 취소한다”고 했지만 그런 생각을 볼티모어 선수들 모두 갖고 있다. 워드는 지난 시즌 레이븐스 선수인 에드 리드에게 부상을 입혔다. 그런 위협 속에서도 워드가 볼티모어의 수비를 깼다. 워드는 1쿼터 초반 상대진영 50야드 부근에서 마크맨 2명을 달고 패스를 잡아냈다. 공을 잡자마자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수비수를 떨궈낸 그는 상대 진영 22야드까지 전진했다.

팽팽한 균형을 깨는 45야드 캐칭이었다. 그때까지 볼티모어가 공격한 거리보다 두 배나 됐다. 워드는 이후 야구의 중견수가 다이빙 캐치하듯 공을 잡아내는 등 총 세 차례 캐치로 55야드를 전진했다. 피츠버그는 1쿼터 워드의 활약으로 6-0으로 앞서나갔지만 워드는 1쿼터 상대 프랭크 워커의 태클에 걸려 오른쪽 무릎이 돌아갔고 다리를 절며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뉴욕 타임스는 “경기 초반은 하인스 워드의 독무대였다. 워드가 부상으로 필드를 떠났지만 볼티모어는 워드가 만들어 놓은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워드는 13경기 연속 포스트시즌 리셉션 기록과 포스트시즌 1000야드 벽도 넘었다. 피츠버그의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는 인터셉트를 당하지 않고 255야드 패싱을 성공했다.

스틸러스는 이날 무릎을 다친 워드가 수퍼보울에 나올지 확실치 않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워드의 성격상 수퍼보울에서 벤치에 앉아 있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주 남은 수퍼볼에선 피츠버그의 우세가 예상된다. 피츠버그는 수퍼보울에 여섯 차례 진출해 다섯 차례 우승했고 애리조나는 첫 진출이다. 피츠버그가 우승하면 NFL 사상 처음으로 수퍼보울 여섯 차례 우승의 위업을 쌓는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