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톱>MBC다큐스페셜 '5.18 사라진 작전 보고서'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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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이제 광주항쟁은 역사속에 묻어둬야 할 문제인가.5월18일을 국가 기념일로까지 정한 지금 다시는 이로 인한 상처를 들먹이지 말아야 하는가. 여기“아니다”고 단호히 말하는 프로그램이 있다.29일 밤11시'MBC다큐스페셜'의 '5.18 사라진 작전 보고서'가 그것이다.

문민정권이 들어선 이후 광주항쟁 당시 피해자에 대한 보상조치등이 이뤄졌다.그러나 2백여명의 행방불명자들은 아직도 광주의 영령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5.18…'는 이들 행방불명자의 이야기와 더불어 당시의 사망자와 부상자 때문에 아직까지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의 주변사람 이야기를 다룬다.장독대 위에서 계엄군의 진압을 구경하던 3남매가 있었다.당시 초등학교 3학년이던 막내 여동생이 팔에 총을 맞는다.이를 바로 옆에서 목격한 대학교 1학년 오빠는 그후 마음의 병을 앓게 되고 끝내 병원 옥상에서 떨어져 숨을 거둔다.

'5.18…'는 또 광주항쟁 이후 복귀했던 계엄군 공수부대가 다시 한번 광주로 내려갔던 사실을 밝혀냈다.당시 대대장은 그 이유가 사망한 시민군들을 가매장한 것과 관계있다고 말했다.항쟁이 끝나고 세월이 흐른 뒤 청문회등을 통한 계엄군의 증언에 따라 가매장 위치를 발굴했지만 시민군의 시체는 없었다.가매장됐다면 이들은 어디로 갔을까.일각에서는 반문한다.“항쟁 17년이 지나고 화합을 위해 많은 조치가 이뤄진 지금 이런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것이 과연 옳은가.” 이에 대해'5.18…'를 만든 최승호(36)PD와 총괄책임자인 김윤영(44)기획특집팀장은 이렇게 대답한다.“광주항쟁에 대한 용서와 화합은 반드시 필요하다.그러나 그와 더불어 숨겨진 사실들도 밝은 햇빛아래 드러나야 한다.광복절 기념 프로그램이 방송되듯 매년 광주 특집 다큐멘터리를 만들겠다.한 점 의심없이 모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권혁주 기자

<사진설명>

광주항쟁 17년이 지난 지금 MBC가 이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방영한다.광주 희생자를 묻기 위해 파놓은 망월동 무덤 옆에 한 소녀가 넋을 잃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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