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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살리자] 낙동강 다이옥산 농도 안 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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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8일 오후 2시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대구지방환경청 2층 회의실. 박종록 대구지방환경청장을 비롯해 낙동강유역환경청,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 경북도 수질보전과,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등 10여 명이 긴급 회의를 열었다. 대구 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권고 기준을 초과한 1,4-다이옥산의 농도가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12일 왜관철교 부근의 농도가65.31㎍/L을 기록한 뒤 18일 현재까지 왜관철교(61.3~87.3), 성주대교(57.5~77.2), 매곡취수장(42.7~58.3)등 세 지점에서 측정한 농도가 계속 기준치를 웃돌고 있다. 낙동강에서 다이옥산이 기준치를 넘어선 것은 2005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발암 의심 물질인 1,4-다이옥산은 국내에서 배출 허용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아 환경청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인 50㎍/L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는 세 지점에서 여섯 시간마다 수질을 검사하면서취·정수장에 다이옥산이 대량 유입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상수도본부는 우선 강정취수장에서 물을 공급받는 두류정수장의 수돗물 생산량을 하루17만t에서 7만t으로 줄였다. 두류정수장은 16일 오후 2시부터 17일 낮 12시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리고 두류정수장의 수돗물 감소분 10만t을 고산·가창·공산정수장에서 대신 생산하도록 긴급 처방했다. 그러나 매곡 취·정수장은 이전처럼 하루 40만~41만t씩 정상 취·정수하고 있다.

 다행히 두류·매곡정수장에서 생산한 수돗물의 다이옥산 농도는 16일 43.4㎍/L까지 올랐다가 18일 41.4㎍/L을 유지하고 있다. 상수도사업본부 직원 최호명(47)씨는 “현재 수돗물의 다이옥산농도는 WHO 권고 기준 이하이며, 수돗물을 10분간 끓이면 다이옥산이 90%이상 제거돼 안전하다”고 말했다.

 대구지방환경청과 대구시상수도본부, 경북도는 낙동강 상류인 구미·김천 지역의 9개 화섬업체가 배출하는 폐수 때문에 다이옥산 농도가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에 다이옥산이 많이 포함된 폐수를 예비 저장조에 모으고 생산라인의 가동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기온이 낮아지면서 다이옥산이 원활하게 분해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폐수 온도를 높여 배출할 것을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안동·임하댐에 방류량을 늘려 줄 것도 요청했다.

 대구환경청 손동훈 수질총량관리 과장은 “겨울 가뭄으로 낙동강 수량이 적고 유속이 느린 데다 최근 기온이 낮아지면서 다이옥산이 원활하게 분해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구지역의 강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 수준이고, 댐 저수량은 40%에 머물고 있다. 

대구=황선윤 기자

◆1, 4-다이옥산=독성이 강하고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이 30년 동안 1,4-다이옥산의 농도가 50㎍/L인 물을 하루 2L씩 섭취했을 경우 10만 명당 1명의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역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소각장에서 플라스틱을 태울 때 발생하는 반면 1,4-다이옥산은 산업용 용매나 안정제로 쓰기 위해 폴리에스테르에 고온의 열을 가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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