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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배당주 펀드 ‘그나마 선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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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2007년과 비교하면 수익률 상위 펀드의 면면은 확 바뀌었다. 톱20 중 10개가 삼성그룹주 펀드이고, 약세장에 강한 면모를 보여온 배당주 펀드도 6개가 이름을 올렸다.

◆잘 버틴 삼성그룹주=2007년 펀드시장을 휩쓸었던 일반주식형 펀드(액티브 펀드)는 급락하는 주가 앞에서 힘을 못 썼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그때그때 종목을 바꿔가며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펀드다. 지난해는 펀드매니저가 출렁거리는 시장을 이기지 못했다.

대신 전년도에 별 재미를 못 봤던 삼성그룹주와 배당주가 다시 떠올랐다. 삼성그룹주 펀드의 양대 산맥인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펀드와 ‘한국투자삼성그룹주식형’펀드가 1~9위를 모두 차지했다. 금융위기로 ‘안전한 1등 기업’이라는 삼성의 상징성과 풍부한 자금력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또 삼성그룹엔 경기 위축에 큰 충격을 받는 정유·철강·은행·자동차 관련 기업이 없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었다.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신라호텔·제일기획·에스원)와 LED테마주(삼성전기)도 주가 하락기에 버팀목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연간 주가 하락률이 18.8%에 그친 게 약세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동양투신운용 정진호 펀드매니저는 “주식 편입 비율을 시장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액티브 펀드와 달리 삼성그룹주 펀드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한다”며 “주가지수가 내려가거나 박스권에서 움직일 땐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 펀드도 선전=작지만 꾸준한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주 펀드도 선전했다. ‘한국셀렉트배당주식’ ‘Tops Value 주식’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 등이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자산가치와 현금 흐름이 좋은 배당주는 주가 하락기엔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둔다. 지난해에도 배당을 많이 하는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배당지수(KODI)의 연간 하락률은 30.5%에 그쳤다. 우리CS자산운용 황아람 주식운용1팀장은 “배당주 펀드 중에서도 배당수익률이 단순히 높은 기업이 아니라 앞으로도 꾸준히 배당수익이 늘어날 만한 기업 위주로 종목을 선정한 펀드의 수익률이 더 나았다”고 말했다.

◆무너진 금융·대형주=평가 대상 주식형 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낮았던 건 미래에셋맵스의 ‘미래에셋TIGER BANKS 상장지수’(-52.93%) 였다. 증권선물거래소의 은행 지수를 추종하는 이 펀드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주에 대부분 투자했다. 지난해 4분기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은행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 펀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펀드 중엔 2007년 잘나갔던 펀드가 많다. ‘지주회사’라는 테마를 형성하며 각광받았던 펀드도 그런 예다. 전년도에 50% 넘는 수익을 거뒀던 ‘우리SK그룹우량주플러스주식1-C1’의 수익률(-43.63%)은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2007년 6개월 만에 75%의 수익률을 자랑했던 하이자산운용의 ‘지주회사플러스주식’(-47.21%)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우리CS의 ‘프런티어우량주식C1’(-49.8%)과 삼성투신의 ‘삼성우량주장기-CLASS A’(-45.29%)처럼 시가총액이 큰 대형 우량주 위주로 투자한 펀드도 손실이 컸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형 펀드라도 운용 스타일이나 전략에 따라 수익률이 제각각”이라며 “한 가지 유형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일반주식형·테마형·배당형 등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팀=이희성·조민근·한애란 기자
※우동헌(상명대 경제학과3) 인턴기자가 기사 작성을 도왔습니다.

자료 제공:제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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