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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후 미국 더 안전한 나라 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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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퇴임을 닷새 앞두고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민에게 고별연설을 했다. 미 전역에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9·11 테러 이후 7년 동안 미국은 더 안전한 나라가 됐다”는 말이었다.

정권을 민주당에 넘기고 경제위기와 낮은 지지율 속에서 퇴임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평가받고 싶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자신을 신뢰해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축복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20일 국회의사당 앞 취임식 연단에 올라설 오바마 당선인의 성공 스토리는 바로 미국이 약속의 나라임을 보여주는 것이며,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긍지의 순간이 될 것”이라며 “오바마와 미셸, 그리고 예쁜 두 딸에게 행운이 있기를 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미래에 대해선 “우리는 자신감과 명확한 목적을 갖고 세계를 계속 포용해야만 하며, 반드시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부시는 이날 “진주만 공격 이후 최악이었던 9·11 사건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의 미국인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나는 결코 그러지 못했다”며 “매일 아침 미국을 향한 테러 위협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회고했다. 또 “국토안보부 설치와 정보기관 개혁 등 테러 방지를 위한 여러 조치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이후 테러가 발생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논란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전직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좌절을 경험했다”며 “만약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르게 행동했을 일들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국익을 우선시했고 내 양심과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따랐다”며 “내가 내린 결정 중 동의하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점은 국민이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퇴임하는 대통령이 항상 고별연설을 했던 것은 아니다. 백악관 측은 “부시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준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자신의 재임 중 이룬 업적을 옹호하기 위해 고별연설을 꼭 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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