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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거장'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茶洞 동아갤러리서 내달5일부터 전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찰나의 예술.끊임없이 계속되는 시간을 한순간으로 정지시키는 사진의 속성에 가장 충실한 프랑스의 대표적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89). 그의 작품세계를 국내에 소개하는'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이 6월5일부터 7월20일까지 서울다동 동아갤러리(02-778-4872)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87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기획했던 전시를 가져온 것으로 카르티에 브레송이 사진을 찍기 시작한 31년부터 34년까지의 초기작 80여점과 알베르 카뮈와 피카소.사르트르등 3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찍은 문화예술인의 초상 20여점이 포함돼 있다.

금세기 또다른 위대한 사진작가로 손꼽히는 앙드레 케르테츠(1894~1985)는 거울을 통한 의식적인 형체 왜곡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카르티에 브레송은 인위적인 연출이나 극단적인 강조등은 철저히 배제한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평범한 일상을 한번의 셔터로 민첩하게 포착해낸다.많은 사진학도들의 머리속에 새겨진'결정적 순간'이라는 교과서적인 용어는 그의 이같은 작업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52년 출간된 그의 사진집 제목이기도 하다.이 책은 포즈를 취하지 않는 캔디드사진의 성전(聖典)으로까지 일컬어진다.

“유명해지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카르티에 브레송의 주장은 대상을 관찰해 자연스런 모습을 잡아내기 위해선 남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는 그의 작업원칙을 말하고 있다.

원래 미술을 공부했던 카르티에 브레송은 31년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를 탐험하면서 최초의 사진작품을 내놓는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초기작들은 이후 유럽 각국과 멕시코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들로 지역적 특색보다 공통적인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이 많다.

그는 영화에도 관심을 갖고 35년 정식으로 입문했다.그의 영화경험은 사람을 바라보는 영화의 독특한 시각을 가르쳐주었다.이번 전시에 출품된 인물사진들에서 이 점을 엿볼 수 있다. 안혜리 기자

<사진설명>

인위적으로 연출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소형 카메라로 민첩하게 담아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32년도 작품'벨기에,브뤼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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