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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국립극장 '무주별곡'. 예술의전당 '칠수와 만수"등 동시공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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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서로 공연예술의 메카임을 자부하는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이 6월무대에서 창작극으로 맞붙는다.

국립극장은 소속단체인 국립극단의 1백73회 정기공연으로'무주별곡'을 선보인다.산하단체가 없는 예술의전당은 지난 20년동안 창작극의 명산지였던 극단 연우무대를 초청해'칠수와 만수''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두편을 연속 공연한다.

김지연 작.정진수 연출의'무주별곡'은 전북무주 인근 마을이 배경.권씨 집안의 제삿날 가족간에 팽배했던 불화의 씨앗이 유령'윤씨'의 출현으로 와해되면서 되찾는 가족애를 그린다.

질박한 토속어와 생활관습을 고스란히 무대에 재현하고자 출연단원들이 수차례 현지마을을 탐방하는등 열과 성의를 쏟았다는 후문이다.때문에 이 공연을 통해 국립극단의 최대 강점인 리얼리즘 연극의 참맛을 느껴봄직하다.

서희승.권복순.이혜경.남윤선.우상전등 출연자 외에 무대미술(이학순)과 의상.분장(손진숙),음악(강선희)등은 비교적 젊은 국립극장밖 객원들로 짜여져 토속적 소재를 얼마나 현대감각으로 연출할 지 기대가 크다.8~22일 평일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4시 국립소극장.274-1151.'칠수와 만수''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공연은 예술의전당이 93년부터 하고 있는'우리시대의 연극 시리즈'의 일환.그간 이 무대를 통해 극작가 이윤택과 김광림.정복근.오태석등의 작품세계를 재음미했는데 올해는 단체를 택했다.

나중에 박광수 감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칠수와 만수'는 오종우 작.이상우 연출로 86년 초연됐다.당시 4만7천명의 관객을 동원,기염을 토하며 80년대 암울한 사회를 희극의 역설법으로 공략해 연우무대의 신화를 낳았다.고층빌딩 외벽에 매달려 광고판을 그리는 칠수와 만수가 어느날 동반자살자로 몰리면서 연극은 희극에서 비극으로 급변한다.

'칠수와 만수'가 전복된 가치관에 대한 소시민적 항거라면 황지우의 시를 모티브로 한'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주인석 극본.김석만 연출)는 스타일면에서 혁신을 가져온 실험성 강한 작품(88년 초연).시대상이 박혀있는 여러 개의 단편적 삽화들이 무질서 속에서도 긴밀히 관계맺는 경쾌한 작품이다.

두 작품 다 초연 연출자들의 재도전 무대.김석만(연극원교수)은 6년만의 외출이다.그러나 연기진은 달라'칠수와 만수'에서는 유오성.유연수가 초연 당시 출연자였던 선배 문성근.강신일의 명성에 도전장을 낸다.'새들도…'에는 지난해'날 보러와요'로 급성장한 유태호가 출연. 공연기간은 4~15일(칠수와 만수),20일~7월6일(새들도…).평일 오후7시30분,금 오후4시.7시30분,토.일 오후3시.6시(월 쉼).자유소극장.02-580-1234. 정재왈 기자

<사진설명>

예술의전당'우리시대의 연극 시리즈'에 선보일 연우무대의'칠수와 만수'와 국립극단의 신작'무주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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