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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상도선원장 미산 스님 “누구나 오면 편안함 느끼게 사찰도 동시대와 호흡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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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산(51·사진) 스님 방에는 편액 두 점이 걸려 있다. 오른편에는 서옹 스님이 한자로 쓴 ‘隨處作主(수처작주·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란 글씨가, 왼쪽 벽에는 틱 낫한 스님이 영어로 쓴 ‘This is it(이것은 그것)’이란 붓글씨가 마주본다. 미산 스님은 “‘이 뭣고(What is this?)’에 대한 틱 낫한 스님의 영어식 답변”이라고 설명했다. 편액이 말하고 있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그건 상도선원의 정체성이기도 했다.

-상도선원은 왜 모던한가.

“기존 포교당의 건축양식이나 장엄(인테리어)이 현대인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 사찰도 동시대와 호흡하는 문화가 절실하다. 도심 포교당일수록 더하다.”

-수행과 관련이 있나.

“그렇다. 도시의 불자들, 혹은 불자가 아닌 이들도 오고 싶어야 한다. 와서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그럴 때 하루의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된다.”

-한국 불교의 현대적 스타일을 어떻게 찾나.

“석굴암·불국사·다보탑 모두 당대 최고 작가의 작품이었다. 그걸 통해 우리는 1000년 전 이 땅의 불교를 본다. 상도선원도 현대 작가의 불교미술 작품에 동시대 정서를 담고자 했다.”

백양사에서 출가한 미산 스님은 인도 뿌나 대학에서 석사(팔리어·산스크리트어),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박사(철학) 학위를 받았고, 현재 중앙승가대학 교수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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