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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공대 총장 선거 3파전 압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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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 9일 오후 5시 구미시 양호동의 금오공대 글로벌관 6층 대회의실.

이 대학 총장임용추천위원회가 구미시선관위에서 빌려 온 기호 추첨용 녹색 상자를 회의실 책상 위로 올렸다. 곧이어 제5대 금오공대 총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이날까지 등록을 마친 후보들이 차례로 들어섰다. 우형식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이 맨 먼저 추첨장을 찾았고 이 대학 강용구 교수와 김경훈 교수가 뒤를 이었다.

총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9일 기호 추첨을 마친 뒤 공명선거를 다짐하며 서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우형식, 강용구, 김경훈 후보. [금오공대 제공]


당초 출마가 거론되던 교수 두 사람이 등록하지 않아 선거는 3파전으로 좁혀졌다. 오후 5시 반 추첨에서 우 전 차관은 기호 2번을 뽑았고, 강 교수는 기호 3번, 김 교수는 기호 1번이었다. 22일로 예정된 금오공대 총장 선거가 막이 오른 것이다.

◆"총장 리더십 중요”=금오공대는 교수 190여 명에 재학생이 7000명이 채 안되는 소규모 국립대학이다. 종합대학이지만 사실상 공과 특성화 대학이다. 연간 예산은 500억원 정도. 하지만 취업률은 전국 선두다. 2005년부터 4년 연속 4년제 대학 정규직 취업률 최우수그룹이었다. 윤봉길 대외협력홍보팀장은 “이런 성과가 알려지면서 올해 입시 지원율은 지난해 평균 4대 1에서 8대 1로 껑충 뛰었다”고 자랑했다.


대학의 지표는 총장 선거에 대한 관심을 바꾸기 시작했다. 대학이 실력만큼 밖에서 인정 받으려면 ‘마당발’ 총장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거기다 국립대 통합·법인화 등 여건은 점점 어려워져 총장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공감대도 구성원들 사이에 형성됐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 9월 급기야 교수회의에서 다음 총장을 선거없이 외부에서 영입하자는 논의로 발전했고, 찬반을 묻는 투표가 실시됐다. 결과는 51대 47로 현행 선거가 유지됐다. 결국 외부 영입을 주장한 교수들은 밖에서 후보를 찾아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 외부 영입 후보는 금오공대 총장 선거 사상 첫 사례다.

◆주인론 vs 경륜=김경훈 후보는 “금오공대의 주요 보직을 맡으면서 교육부 등에 인적 네트워크가 잘돼 있다”며 “1년 전부터 선거를 준비해 왔다”고 자신했다. 김 교수는 금오공대를 구미를 넘어 전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국립대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우 전 차관은 요즘 구미에 혼자 오피스텔을 얻어 선거전에 뛰고 있다. 그는 “지난달 23일 차관직을 물러나느라 자신을 알릴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거기다 선거운동도 교수들을 직접 만나는 대신 통신만 활용토록 규정돼 있어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또 “노무현 정권과 코드가 맞아 승승장구했다는 설은 오해일 뿐”이라며 “총장 출마 제안을 받고 사표를 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경륜을 앞세워 국가 R&D(연구개발)사업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강용구 후보는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의 6촌 동생이다. 그는 “그런 정·관계 인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며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분원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부 영입에 대해 “26년간 금오공대에 몸담은 사람이 학교 실정을 더 잘알고 애교심이 클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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