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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제철] 매생이, 호남바다 겨울 별미 … 속풀이 술국 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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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군 대덕읍 내저마을 주민들은 요즘 추위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다에 나가 매생이를 수확하고 있다. 내저마을 33가구가 매생이로 겨울 한 철에 올리는 소득은 가구당 4000만~5000만원이나 된다. 내저마을은 전국 생산량의 60%를 출하하고 있다. 얕은 바다에 대나무를 꽂고 발을 걸어 매생이가 붙어 자라게 한다. 매년 11월 말부터 이듬해 3월 초까지 손으로 긁어 채취한다.

매생잇과의 녹조류인 매생이는 장흥·강진·완도·고흥 등 전남 남해안에서도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만 자란다. 정약전은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우며,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적었다.

매생이는 김 양식장에서 파래와 함께 ‘해적 식물’로 외면당했었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 들어 알려지기 시작해 최근엔 겨울철 별미로 꼽힌다. 칼슘·철분을 많이 함유해 골다공증 예방과 어린이 발육 촉진에도 좋다고 한다.

주로 물을 자작자작 붓고 굴을 넣어 국을 끓여 먹는다. 다른 음식과 달리 뜨거워도 김이 나지 않는다. 덥석 숟가락으로 떠 넣다가는 입천장을 데기 십상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위가 오면 골탕을 먹이려고 내놓는다고 해서 ‘미운 사위 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매생이는 수확 후 깨끗한 바닷물로 여러 번 씻은 뒤 어른 주먹 크기로 뭉쳐 출하한다. 이것을 ‘한 재기’라고 부른다. 요즘 출하 가격은 재기(400~450g)당 2500원 정도다. 문의는 장흥군 해양수산과(061-860-0415). 

장흥=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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