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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뱅킹 … 통장에 금을 쌓아드립니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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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호 26면

금은 기원전 3000년께 이집트에서 처음 발견됐다. 현금처럼 쓰이지만 현금보다 낫다. 현금에는 없는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16세기 영국에서는 1㎏의 금으로 1년간 생활이 가능했다. 500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1㎏(약 3600만원)으로 1년은 살 수 있다. 1929년 미국 대공항, 1987년 ‘블랙 먼데이’의 주가 대폭락 때도 금값은 올랐다. 주식·채권 등과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분산 투자 수단으로도 각광받는다.

돈이 되는 금융상품

부가세 10% 면제에 비과세
금에 투자하고 싶다면 금을 사면 된다. 그러나 귀금속 상가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야 한다. 가짜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부가가치세(10%)도 부담해야 한다. 보관에 따른 분실·도난 위험도 있다.

골드뱅킹(금계좌)은 금 실물에 투자하면서도 금 실물 투자에 따르는 불편함을 없앴다. 예금통장에 돈을 넣으면 해당 금액만큼의 금을 적립한다. 따라서 금값이 오르면 나중에 찾을 수 있는 돈이 늘어난다. 금값이 떨어지면 반대로, 찾는 돈도 적어진다.
골드뱅킹의 강점은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골드바(금괴)를 사자면 최소 판매 단위가 100g이기 때문에 약 360만원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골드뱅킹은 금 1g(약 3만6000원)만 있으면 된다.

금 실물이 오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금(부가세)이 붙지 않는 게 특징이다. 단, 계좌 만기나 중도 해약 때 금 실물로 받으려면 부가세를 부담해야 한다. 금을 사고팔아 얻는 이익은 자본이득이기 때문에 비과세 대상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그러나 ‘투자’ 상품인 만큼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다.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또 원·달러 환율에 따라서도 평가금액이 영향을 받는다.

신한·기업·국민은행에서 취급
현재 신한·기업·국민은행이 골드뱅킹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세 곳 모두 금가격은 런던금시장협회(LBMA)가 산정·발표하는 가격(금 1트로이온스당 미 달러화)을 쓴다. 1트로이온스는 31.1034768g(약 8.3돈)이다.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준환율을 사용한다. 세 은행이 쓰는 기준가격(금 1g, 원화)은 ‘금가격·원·달러환율÷31.1034768’이다.

기준가격은 은행별로 조금씩 다르다. 9일 9시1분 신한은행이 고시한 기준가격은 3만6420.79원이다. 기업은행은 3만5781.93원이다. 638.86원이 차이 난다. 그러나 금을 사고팔 때 같은 은행을 이용해야 하는 만큼 큰 의미는 없다.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상품은 세 가지다. ‘골드리슈 금적립통장’은 아무 때나 원하는 만큼 1g 이상 단위로 금을 적립할 수 있다. 가입기간은 6개월~3년(월 단위)이다. 2회까지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키즈앤틴즈 금적립통장’도 비슷하다. 단, 만 18세 미만이 가입할 수 있으며, 만기 연장을 통해 최대 30년까지 투자할 수 있다. 3년마다 10회까지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두 상품 모두 평가가치의 70%까지 담보로 사용할 수 있으며 선물환 헤지(골드키퍼 서비스)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할 수도 있다. ‘골드리슈 골드테크통장’은 아무 때나 금을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다만, 담보 제공이 안 되고 선물환 헤지도 할 수 없다.

기업은행의 ‘윈클래스 골드뱅킹’은 최초 납입 금액은 1g 이상이지만 2회 차부터는 1만원 이상 단위로 할 수 있다. 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은 추가 적립 시 0.01g 단위(약 360원)로도 거래할 수 있다.

금 펀드보다 안정적
금 펀드도 있다. 크게 금 관련 지수와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나뉜다. 특히 후자의 경우 금값 변동뿐 아니라 증시 영향도 받는 탓에 변동성이 크다. 최근 금값 상승세와 증시 강세에 힘입어 금 주식형 펀드의 1개월(9일 현재) 수익률은 20%에 달한다. 그러나 6개월 수익률은 -32%로 저조하다. 금 지수형 펀드(1개월 10%, 6개월 -10%)나 골드뱅킹(1개월 -4%, 6개월 12%)에 비해 수익률 변동폭이 훨씬 크다. 기은SG자산운용 진동희 과장은 “안정성으로만 보자면 골드뱅킹>금 지수>금 주식 순”이라고 말했다.

금값에 대해선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공급은 제한된 반면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씨티그룹 톰 피츠패트릭 수석전략가는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인플레이션 때문에, 경기부양책이 실패하면 안전자산으로서 가치 때문에 금값은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래저래 오른다는 얘기다. 그러나 기업은행 황우용 과장은 “하루 가격 변동폭이 5~10%에 달할 정도로 금값이 출렁인다”며 “몰빵 투자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환율도 복병이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기헌 상무는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가치를 두고 싶다면 환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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