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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회계법인 PwC 신뢰 금 가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96호 28면

세계 4대 회계법인(빅4) 가운데 하나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제2의 아서앤더슨이 될 것인가. 아서앤더슨은 2001년 미 에너지기업 엔론의 분식회계에 연루돼 공중 분해된 당시 세계 최대 회계법인이다.

인도 새티암社 분식회계 일파만파

화근은 인도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아웃소싱업체인 새티암의 분식회계에서 비롯했다. 이달 7일 이 회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라밀랑가 라주는 회계 장부를 조작해 현금 자산 10억 달러 정도를 부풀렸다고 고백했다. 이후 사태는 확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인도 정부는 라주와 핵심 경영진을 붙잡아 구속했다. 각종 사기 혐의다. 이와 별도로 인도 증권감독 당국은 “새티암의 회계감사를 담당한 PwC 인도법인이 분식회계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투자자들 일부는 이미 새티암뿐 아니라 PwC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분식회계로 주가가 폭락했다는 이유다. 인도와 미국·유럽에서 거래되는 새티암 주가는 7일 이후 70 % 이상 폭락했다. 전체 투자자들이 본 손해는 9일까지 약 50억 달러로 추정된다.

창업자 라주가 털어놓은 분식 규모는 엔론의 15억 달러보다는 적다. 하지만 분식 규모는 실제 조사를 해보면 더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PwC 측은 인도 현지 법인의 일이라며 애써 사건을 축소하려는 입장이다. 나라별로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모든 손실과 책임은 지역 법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법적인 차원이다. 해외 지역 법인들은 ‘PwC’ 이름 아래 마케팅을 벌인다. 인도 정부의 조사 결과에 따라 PwC 신뢰도에 큰 흠집이 날 수도 있다. 거액 배상 소송에 휘말리거나 엄청난 합의금을 내놓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PwC 인도법인은 새티암 사태 외에도 몇 건의 회계부정에 연루됐다. 2007년 인도 중앙은행은 “PwC가 글로벌트러스트은행 회계감사를 하면서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며 인도 내 금융회사 감사를 전면 금지했다. 또 2006년에는 이 나라 DSQ소프트웨어라는 회사의 회계부정을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옛 일까지 감안하면 이번 새티암 사태로 PwC 인도법인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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