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납치문제 해결돼야 北과 국교 정상화 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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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난달 18일 일본의 제1야당인 민주당의 신임 대표로 취임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는 2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북핵과 납치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야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2~13일 한국을 방문해 한국 여야 정치인을 만난다.

-취임 일성이 '나가타초(永田町, 국회가 위치한 곳)에 합리주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것이었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과감히 없애고 보통사람들의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개조해보겠다. 뿌리깊은 파벌주의, 그리고 보스와 부하 간의 비정상적 상하관계를 타파하고 능력 위주의 분위기를 만들겠다."

-하지만 민주당은 헌법 개정에도 찬성하는 등 자민당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옛날의 제1야당인 사회당이 이념적으로 자민당과 반대 입장에 섰던 때와 비교하면 그렇다. 종전 시각에서 보면 헌법 개정이라고 하면 '보수화'로 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민주주의 국가라면 이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헌법을 바꾸는 게 옳다."

-일본이 이제 납치 문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일본인의 국민 감정은 그렇지 않다.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 협상과 더불어 납치 문제를 논의해 나간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방침에는 반대다."

-총리가 되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것인가.

"안 간다. 전범 위패가 있는 한 갈 수 없다."

-한국의 정치권이 상당히 물갈이됐다.

"나와 동갑내기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그리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이 정치 일선에 부상해 든든하다. 적어도 1년에 한번은 한국을 찾을 생각이다. 당 일각에서는 일본 여성에게 선풍적 인기가 있는 '겨울소나타(겨울연가)'의 촬영지(춘천)를 방문하면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는 조언도 들었다(웃음)."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확신하나.

"정책적 면이나 당내 인재 육성면에서도 꾸준히 준비해 왔다. 3년 뒤 중의원 선거에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낼 것이고 오는 7월의 참의원 선거는 그 전초전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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