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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TV·라디오 겸영 통해 글로벌 미디어 그룹 키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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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프랑스 정부가 신문·방송 겸영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를 육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를 완성했다. 어려운 여건에 있는 신문 업계를 살리기 위해 기업이 신문사에 투자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미디어 개혁의 큰 축을 이루게 될 이번 보고서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보좌관인 에마뉘엘 미뇽이 ‘인쇄 매체 대책위원회’라는 한시적 외부 기구와 협의해 만들었다.

대책 위원회에는 언론사 사주와 노조 관계자, 독자, 정부 대표, 언론 학자 등이 두루 참여했다. 위원회는 8일 문화부 장관에게 이 보고서를 제출했고, 문화부 장관은 23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신년 하례식 때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미디어 개혁 특별 법안을 만들고, 기존의 일부 미디어 관련 법안을 수정해 국회에 모두 제출할 전망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기업 담당관인 다니엘르 지아지로부터 미디어 개혁 보고서를 받은 바 있다. 이 보고서에서도 신문·TV·라디오 등의 겸영을 통한 ‘챔피언 미디어 그룹’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 육성해야”=보고서는 신문·잡지·TV·라디오 등을 모두 소유한 종합 미디어 그룹의 탄생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형 신문사와 지상파 방송의 동시 소유를 어렵게 하고 있는 방해요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 역시 미디어 개혁을 추진하면서 “프랑스의 언론 산업이 위축된 이유는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이 나오기 어려운 현행 구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르몽드 등 인쇄 매체 언론 지분을 소유한 라가르데르 그룹은 방송이 없고, 최대 민영방송 TF1을 소유한 부이그 그룹은 신문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를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가 완성된 것은 이 같은 대통령과 정부의 견해에 대해 언론사 사주, 기자, 독자, 언론 학자들이 모두 공감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당인 사회당 역시 이에 대해 특별한 이견이 없다. 다만 라가르데르 그룹과 부이그 그룹의 기업주가 사르코지와 친분 관계에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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