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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Holic] 대도시에 ‘자전거 급행터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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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암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도로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를 7연패한 ‘살아있는 전설’ 랜스 암스트롱. 40을 훌쩍 넘긴 그가 2018년 한국을 찾아 자전거에 올라탔다. 신설된 자전거 대회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암스트롱은 “강과 바다·산을 아우르는 자전거 코스는 나의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며 감탄한다.

아직은 상상 속의 장면들이지만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가 자전거를 녹색 성공 프로젝트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김상협 청와대 미래기획비서관은 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가 녹색 뉴딜 사업 가운데 하나로 내놓은 자전거 활성화 사업을 범정부 차원에서 녹색 성공 프로젝트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 비서관과 행정자치비서관·문화체육관광비서관 등 6명의 비서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꾸리고 구체적인 사업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우선 추진을 검토하는 사업으로 ▶자전거 급행 도로 개설 ▶투르 드 코리아 대회 개최 ▶IT산업과의 접목 등이 꼽힌다.


◆급행도로에서 ‘투르 드 코리아’까지=먼저 눈에 띄는 사업은 자전거 급행도로다.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 등 대도시 주요 도로의 중앙 분리선에 자전거 전용 급행도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미니 터널 형식으로 눈·비에 관계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김 비서관은 “외벽에 태양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난방과 조명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자전거의 친환경 이미지와 무공해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 한국의 랜드마크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추진 계획을 밝힌 전용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3114㎞와 4대 강의 강변 자전거 도로 1297㎞를 활용해 세계적 규모의 자전거 대회 투르 드 코리아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4400여㎞의 도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을 선별, 연결해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 길을 만드는 국가 브랜드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김 비서관)는 의지도 밝혔다. 지방자치단체와의 원활한 협의를 위해 청와대는 가칭 ‘자전거 위원회(Bike Committee)’를 꾸릴 계획이다.

자전거용 IT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자전거를 IT기술 등과 접목시켜 부가가치를 높이면 국내 자전거 산업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자전거 산업은 7개 업체가 연간 87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수준이다. 이를 위해 지식경제부 수송기획과를 중심으로 자전거용 내비게이션 및 도난 방지용 위치추적장치 등의 개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국 1만여 개의 자전거 동호회와 협력 강화 ▶자전거의 날 제정 ▶자전거용 휴게시설 설치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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