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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증시, 회계부정으로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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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인도 증시가 사트얌(Satyam)이라는 정보기술(IT) 업체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7일 인도 뭄바이 증시의 센섹스지수는 749.05포인트(7.25%) 급락한 9586.88로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24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인도 증시는 8일 이슬람의 신년축제인 ‘모하람’으로 하루 휴장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사트얌의 설립자인 라말링가 라주 회장은 7일 사임을 발표하면서 “수년간 이익과 자산을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 보고해 왔다”고 시인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사트얌 장부에 적힌 자산 536억 루피(12억 달러) 가운데 94%는 부풀려진 돈”이라고 고백한 것이다.

사트얌은 유니레버·네슬레·시스코·제너럴 일렉트릭 등과 거래하는 인도 4위의 IT업체다. 유명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이 회사의 회계감사를 맡아 왔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트얌의 주가는 이날 77% 폭락했다. 1992년 상장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은 것이다.

FT는 이번 사건을 ‘인도판 엔론사태’라고 표현했다. 미국 6위 에너지 기업이었던 엔론은 2001년 대규모 회계 부정 사건로 파산했다.

이로써 11월 말부터 회복세를 보였던 인도 증시는 큰 타격을 입었다. 뭄바이 SBI자산운용의 자예시 슈로프 애널리스트는 “충격적인 일이다. 이제 아무도 기업의 실적 발표와 장부 내용을 믿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낙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JP모건체이스는 8일 인도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의 아드리안 모왓 스트래티지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회계부정 사건으로 인도 증시의 주가 수익비율이 다른 신흥시장보다 큰 폭으로 하락해 투자매력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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