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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경제와 달리 드라마는 딴세상 - 대저택.외제차 일색 과소비 부채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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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요즘 TV 드라마를 보다 보면 경제가 어렵다는 사실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극중 배경은 대부분 호화가구로 치장한 으리으리한 저택,값비싼 외제차만 타고 돌아다닌다.

방송개발원은 지난 3월31일부터 4월13일까지 방영된 월화드라마(KBS'폭풍속으로',MBC '별은 내가슴에'),수목드라마(KBS'욕망의 바다',SBS'모델'),주말드라마(KBS'첫사랑',MBC'사랑한다면',SBS '꿈의 궁전')에 나타난 과소비적 경향을 분석했다.

주요 등장인물의 직업이 자유전문직,재벌,기업체 임원,서비스업,사채.부동산업자에 편중돼 소비지향적이 될 수밖에 없다.

'별은…'에서 아마추어 디자이너인 연이(최진실)가 한시간도 안돼 옷을 만들어내고'모델'에서 워킹도 못하는 경린(김남주)이 단번에 모델로 데뷔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 이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배경도 직업과는 상관없는 호화시설이 대부분이다.

일례로'모델'에서 20대의 경린과 남동생은 40평 이상으로 보이는 중형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별은…'에서도 역시 20대인 강민(안재욱)과 준희는 호화 빌라와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다.

이런 호화배경을 부추기는 것은 의상업체와 자동차업체등이 앞다투어 제공하는 협찬.'별은…''모델'에서 주인공들은 한벌에 1백만원이 넘는 고가 의류를 일상적으로 입고 나온다.또 국산 자동차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수입 외제차가 주류를 이루는 실정이다.

이런 사치.향락성 드라마들은 시청자들에게 잠시 현실을 잊고 달콤한 환상에 빠지게 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과소비 충동과 상대적 빈곤감을 동시에 강요,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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