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난류 어종이 동시에 …‘어리둥절 풍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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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연근해에서 한류성 어종과 난류성 어종이 동시에 많이 잡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고등어·멸치·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동시에 동해와 남해에는 대구·청어 등 한류성 어종도 대풍을 이루고 있다.

국내 최대 생선 시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르면 대표적인 한류성 어종인 대구가 2008년 91만4571㎏이나 판매됐다. 2006년 14만200㎏, 2007년 25만504㎏보다 크게 늘어났다. 청어 판매량은 2006년 61만5087㎏, 2007년 269만9544㎏, 2008년 1213만4350㎏으로 급증하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 판매과 장상목 주임은 “부산공동어시장엔 주로 고등어와 전갱이·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이 위판됐으나 2~3년 전부터 한류성 어종인 대구와 청어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난류성 어종과 한류성 어종이 같은 해역에 공존하는 이유는 한반도 주변 바다 수온이 표층(수심 30m까지)은 더 따뜻하게, 저층은 더 차갑게 급변하는 기현상 때문이라고 국립수산과학원은 분석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최근 30여 년간 한반도 주변 평균 수온을 조사한 결과 표층 수온은 섭씨 0.93도 상승한 반면 수심 100m의 저층 수온은 오히려 0.43도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온 변화로 동해에서만 잡히던 청어가 남해안의 중간인 전남 여수시 서안해역까지도 진출하고 있고, 산란시기도 바닷물이 가장 차가운 2~3월에서 12월로 앞당겨지는 등 특이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고등어 등 난류성 어종의 경우 겨울을 나기 위해 제주도 남쪽 먼바다까지 내려가는 시기가 12월 초에서 보름 정도 늦춰졌다.

국립수산과학원 장대수 자원연구과장은 “지구 온난화로 난류세력이 확대돼 바다 표층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더워진 바닷물과 이 따뜻한 바닷물과 섞이려는 성질을 갖고 있는 한류 세력이 더 발달하면서 저층의 수온은 내려가고 있다”며 “우리 연근해만의 특이한 수온 양극화 현상”이라고 말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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