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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지역 재활용 센터

중앙일보

입력

날씨만큼이나 싸늘한 주머니 사정으로 선뜻 지갑을 열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아예 안 쓰고 살 수도 없는 노릇. 알뜰한 쇼핑으로 큰 기쁨을 누리기에 각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재활용센터만큼 반가운 곳도 없다.

송파구 “구청직영 통합 재활용센터, 품질·가격 최고”
재활용센터하면 창고에 쌓인 낡은 물건을 연상하기 쉽지만 송파구라면 다르다. 송파구는 문정동 폐철도부지 공원화사업으로 운영이 중단됐던 재활용센터를 지난해 말 거여동에 신축했다. 송파구새마을지회에서 운영하던 고처쓰기센터와 송파구새마을부녀회에서 운영하던 재활용알뜰매장이 ‘송파구재활용센터’로 통합·재탄생된 것. 믿을 수 있는 품질은 물론 애프터서비스, 배달도 가능하다. 주민들이 쓰던 제품을 구매하며 이사할 때 처분이 곤란한 장롱과 냉장고 등은 무료로 수거해 간다.

판매되는 물품 중 상당수는 아파트 부녀회의 자발적인 수거활동으로 만들어 진다. 송파구 새마을 부녀회에서는 각 아파트 동회장들이 순번을 정해 재활용품을 수집하거나 관내 업체로부터 기증받은 옷, 신발, 그릇 등 생활용품을 모은다. 덩치가 큰 제품은 센터가 직접 수거에 나선다. 이렇게 모인 재활용품 중 의류는 보통 2000∼3000여 점, 한점당 가격은 1000원∼5000원선이다. 가전·가구 등은 모두 전문 기술자가 수리를 한 후 일반인에게 판매된다. 가전은 3개월 무상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판매 외에도 직접 만든 비누와 기증받은 일부 물품은 관내 어려운 시설에 다시 기증한다. 한해 약 9000여 점을 판매해 전기세 같은 기본적인 운영비를 제외한 모든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한다.

송파구청 앞 지하보도에 위치한 ‘헌책·교복은행’도 구민들의 참여도가 높다. 이곳에선 교과서, 참고서, 아동도서, 일반교양도서 등 각종 서적들을 구입할 수 있다. 도서는 권 당 200원~500원 대에 판매된다. 서적 외에 송파구 관내 중·고등학교 교복도 점당 1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송파재활용센터 나수진 과장은 “겨울 비수기인데도 하루 평균 20여명의 구민이 찾고 있는데,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돕거나 환경을 생각하는 일이기 때문에 참여도가 높다”며 “아직까지는 소비자가 직접 재활용센터에 찾아와 물품을 보고 사야하지만 앞으로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원하는 물품을 볼 수 있게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강남구 “저렴한 가격은 기본,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까지”
재활용센터는 쓰레기는 줄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실속도 챙길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참여하는 셈이니 일석삼조다. 강남구와 서초구에는 약 20여개의 재활용품센터가 운영 중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요즘, 의류, 책, 액세서리, 신발 등을 비롯해 가전제품, 가정용 가구, 사무용 가구·기기등 다양한 물품을 취급하고 있다.
재활용센터의 장점은 역시 저렴한 가격. 강남구와 서초구는 중고타운(www.t-recycle.co.kr), 한국생활자원재활용협회(www.recycle.or.kr)와 연계해 재활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일반 중고점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알짜배기 물건을 고를 수 있다. 판매 제품은 크게 가구, 전자제품, 주방용품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구는 사무용부터 가정용까지 다양하며 전자제품과 주방용품은 약 1000여 점이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가전제품 EPR제도(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의 일정량 이상을 재활용하도록 생산자에게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 시행으로 가전제품보다 가구가 더 많다고 한다. 적절한 정비를 거쳐 판매하기 때문에 중고라고 금방 고장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또 구입한 물품은 6개월 무상 A/S 받을 수 있고, 기간이 지나면 실비로 수리 받을 수 있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재활용센터에 문의하면 무상 수거하거나 상태에 따라 현금 매입하기도 한다.
리사이클시티(www.rety.co.kr) 강남 논현점은 중고 가전제품과 가구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도서와 의류, 완구, 잡화 등 소형 생활용품도 매매한다. 매장으로 중고품을 직접 운송해 가면 판매가격의 50% 이상의 가격으로 매입 보상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사를 하거나 집에서 쓰지 않는 가구, 가전제품은 직접 가정을 방문해 무료로 견적을 내준다. 접수는 온라인 홈페이지에 접속해 접수자의 이름과 연락처, 주소와 함께 판매를 원하는 제품의 종류와 용량 및 크기, 제작 연도나 사용 기간 등을 작성하면 된다.

강남구와 서초구 재활용센터에서는 재활용품을 군부대나 고아원, 영세민 가정에 기증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서초구 양재동 재활용센터의 경우 명절에 동사무소를 통해 쌀 50포(20kg) 지원과 3년 전부터 극빈자 30명에게 월 3만~5만원의 자매결연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이웃돕기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김성욱 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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