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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원전 또 마비시킨 새우떼 - 온수 찾아 몰려 취수구 막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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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갑각류 플랑크톤 일종 최첨단의 원전 시설을 순식간에 마비시키는 새우떼 소동은 왜 되풀이될까. 지난 2월에 이어 24일 울진 원전 1,2호기 해수순환펌프의 취수구멍을 막아 원전가동을 중단시켰던 새우떼는 갑각류 플랑크톤인 유파우샤(Euphausia.일명 난바다 곤쟁이류). 한꺼번에 수십억마리가 몰려 다니는 이 플랑크톤은 몸 길이가 1~2㎝ 정도에 굵기는 2~3㎜ 정도로 고기떼의 먹이가 된다.

국립수산진흥원 박종화 연구관은“문제의 새우떼는 동해안 연안에 많이 서식하는 새우 종류에 가까운 갑각류 플랑크톤으로 원전에서 방류되는 따뜻한 물을 따라 몰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진원전은 4개의 취수구를 통해 초당 1백20씩 냉각수를 끌어들여 원전에서 나오는 열을 식힌 뒤 하루 1천만에 이르는 따뜻한 물을 바다로 내보낸다.이 때문에 방류구 연안 4~5㎞까지는 주변 바다 온도보다 평균 5~6도가 높다.

감성돔과 숭어.망상어등은 모두 따뜻한 바닷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원전 주변의 방류구로 몰려든다.뿐만 아니라 따뜻한 물에 잘 적응하는 각종 플랑크톤과 먹이식물(해초)들이 많아 바다 물고기엔 원전 주변 연안이 황금어장이 된다.

특히 3~4년전부터 동해안에는 봄부터 여름 사이 바닷물의 온도가 낮아지는 냉수대가 생길 때 원전 주변에는 갑자기 많은 고기떼가 몰려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울진 원전 성낙춘 소방대장은“매일 저녁마다 야행성인 감성돔을 잡기 위해 낚시꾼들이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방류구 주변 방파제로 몰래 들어와 보안요원들과 숨바꼭질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원전측은 국립수산연구원과 합동으로 원전 주변 해양생물 생태계 연구를 통해 해파리와 플랑크톤등 방어대책을 수립중이다. 〈울진=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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